1982년 지적분할 과정서 비롯된 오류…하이파크시티 주민 대지권 미등기 등 불편
보상금 고양시 70%·조합 30% 분담…장기 소송에 따른 재정 부담도 고려
11월 중 지적공부 정리 추진…행정 오류 바로잡고 주민 재산권 제약 해소 기대
[로컬세계 = 임종환 기자] 오랫동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던 고양시 덕이지구 중복지적 문제가 조정 합의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1982년 지적분할 과정에서 비롯된 오류가 도시개발사업 이후에도 정리되지 않으면서 5,159세대 주민의 재산권 행사를 제약해 온 사안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재에 나서고 고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이 보상금 분담에 합의하면서 장기간 이어진 갈등을 풀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토지 경계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행정상 중복된 지적을 바로잡아 주민들의 대지권 미등기 문제를 해소하고, 소송이 길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과 공공재정 부담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조정서 체결이 곧바로 모든 주민의 재산권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합의 내용에 따른 보상과 지적공부 정리 등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마무리돼야 한다.
1982년 지적분할 오류가 5,159세대 재산권 문제로
문제의 발단은 덕이동 산92-32번지 일원에서 발생한 지적 오류다. 1982년 지적분할 당시 임야도 정리 과정에서 누락이 있었고, 이후 주택건설사업 추진 과정의 착오까지 겹치면서 행정상 중복지적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소유 구거와 사유지가 지적공부상 중복되는 문제가 생겼다. 토지의 권리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서 덕이구역 하이파크시티 5,159세대 주민들은 대지권 미등기 등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어도 토지 권리관계가 정리되지 않으면 매매나 담보 설정 등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불편과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한두 필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전체와 연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이 겪은 부담은 장기간 누적돼 왔다.
이 문제는 어느 한 기관의 단독 조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지적 오류의 정리와 토지 소유관계, 보상 문제 등이 맞물려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 기관 간 책임과 비용 부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컸다.
10차례 넘는 현장점검과 실무협의…권익위 조정으로 합의점 찾아
해결 과정에는 여러 기관의 협의가 이어졌다. 올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이 접수된 이후 고양시는 10차례가 넘는 현장점검과 실무협의를 진행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민경선 시장은 취임 이후 관련 부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문제 해결을 주문했고, 지역 국회의원 및 경기도의원과의 정책·현안 간담회에서도 중복지적 문제를 주요 과제로 다뤘다. 김영환 국회의원도 3월부터 국토교통부와 해결 방안을 협의하고, 5월에는 직권정정 가능성을 질의하는 등 관계기관과 소통을 이어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월 일산서구청에서 위원장 주관 현장간담회를 열어 관계기관과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어 11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현장 조정회의에서 고양시와 한국농어촌공사,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 주민대표 간 최종 조정 합의가 이뤄졌다.
이날 조정서에는 민경선 고양특례시장과 주민대표, 농어촌공사 관계자, 조합장 등 당사자들이 직접 서명했다. 기관별 입장 차이로 장기간 진전을 보지 못했던 사안이 조정 절차를 통해 해결 방향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상금은 고양시 70%·조합 30%…소송 장기화 부담 줄인다
합의의 핵심은 보상금 산정과 분담 방식이다. 한국농어촌공사와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이 각각 추천하는 감정평가기관 두 곳이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산정된 감정가의 산술평균액을 기준으로 최종 보상금을 확정하기로 했다.
확정된 보상금은 고양시가 70%, 덕이도시개발사업조합이 30%를 부담해 농어촌공사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고양시는 과거 지적소관청의 과실 책임과 시 재정 보호를 함께 고려해 분담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에는 주민들의 장기간 재산권 제약을 해소하는 것뿐 아니라 소송이 이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 부담을 줄이려는 판단도 반영됐다. 소송이 길어지면 소송비용과 법정 지연손해금 등이 추가될 수 있고, 주민들의 불편 역시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시 재정이 보상금의 70%를 부담하는 만큼 감정평가의 객관성과 보상금 확정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조정 합의가 공공재정의 합리적 집행으로 이어지려면 비용 산정 근거와 후속 절차를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정서 체결 이후가 관건…지적공부 정리까지 마무리해야
고양시는 조정서 체결 이후 지적공부 정리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국국토정보공사 고양시지사와 사전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11월 중 등록사항 정정·말소를 추진해 중복지적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합의로 해결의 방향은 마련됐지만, 주민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후속 절차가 완료돼야 현실이 된다. 감정평가와 보상금 확정·지급, 지적공부 정리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지적 정리 이후 주민들의 대지권 등기와 관련한 절차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민경선 고양시장은 “이번 권익위 최종 조정을 통해 덕이구역 5,159세대 주민들께서 오랜 기간 겪어오신 재산권 제약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해결책을 찾는 민생 중심의 적극행정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덕이지구 중복지적 문제는 과거의 행정 오류가 정리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이 얼마나 오랫동안 주민에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합의 자체를 성과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상과 지적 정리를 차질 없이 완료해 주민들의 권리 회복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임종환 기자 lim4600@naver.com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