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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저녁, 스가 신임총리가 관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일본 총무처 제공)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일본에서 아베 신조 정권을 잇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71) 총리 내각이 출범했다.
일본 국회인 중·참의원은 이날 아베 총리 사퇴에 따른 새 총리 지명선거를 통해 스가 자민당 총재를 제99대 총리로 선출했다.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여 만이다.
스가 신임 총리는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 총투표수(462표) 가운데 과반 선(232표)을 크게 웃도는 314표(68%)를 얻었고, 참의원(상원)에서도 총투표수(240표)의 60%에 근접한 142표를 확보해 지명을 받았다.
스가 총리는 공동 여당인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와 회담을 갖고 이어 나루히토(德仁) 일왕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후 새 내각을 정식 발족했다. 총 20명의 각료 중 8명이 아베 내각 그대로 연임됐고, 3명은 보직이 변경되는 형태로 스가 총리 주도의 일본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관방장관에 가토 가츠노부(64)가 발탁됐고, 고노 다로(57) 방위상은 행정개혁·규제개혁 담당상으로, 다케다 료타(52) 국가공안위원장은 총무상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고 방위상은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61) 자민당 중의원 의원이 맡았다.
스가 내각에서 신설된 디지털상에는 히라이 다쿠야(62) 전 과학기술상이 발탁됐고, 아베 내각에서 각료를 지낸 가미카와 요코(67) 법무상, 다무라 노리히사(55) 후생상, 오코노기 하치로(55) 국가공안위원장 등 3명은 연임했다.
2012년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 줄곧 같은 자리를 지켜온 아소 다로(79) 부총리 겸 재무상을 비롯, 모테기 도시미쓰(64)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57)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64) 경제산업상, 아카바 가즈요시(62) 국토교통상, 고이즈미 신지로(39) 환경상, 니시무라 야스토시(57) 경제재생상, 하시모토 세이코(55) 올림픽상은 유임됐다.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주요 정책을 계승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금융완화,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을 거론하며 "아베노믹스 계승해 앞으로도 한층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총리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전후 외교의 총결산을 목표로, 특히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미일 동맹을 기축으로 한 정책을 전개하겠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가까운 이웃 여러 나라와 안정적인 관계를 쌓고 싶다"며 외교 정책에 관해서도 언급했지만 한국에 관해서는 발언하지 않았다.
아베 전 총리는 1차 집권기(2006.9~2007.9·366일)와 2012년 12월 이후 2차 집권기를 포함해 3188일로 역대 일본 총리 중 가장 긴 재직일수를 기록했고, 2차 집권기 연속 재임일수도 2822일로 역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1차 집권기인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퇴했고, 2차 집권기인 지난달 28일에도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2차 집권기 동안 6번의 중의원 및 참의원 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며 '아베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아베 전 총리의 중의원 임기는 내년 10월까지이며, 스가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다만 스가 총리가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면서 자신의 총재 임기가 끝나기 전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거를 할 수도 있다.
스가 정부를 탄생시킨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집권 자민당의 2인자이면서 일본 정계 최고의 친한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본 내 반한 분위기가 고조되면 이를 완화시키는 완충 역할을 해 왔고 한국과의 친선을 위해 한일교류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스가 총리의 새정부 출범으로 한일간에 희망적인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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