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변화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혈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뇌혈관에 생긴 꽈리 모양의 이상 확장인 뇌동맥류를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급격한 기온 저하와 뇌동맥류 파열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추위로 인한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은 혈관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대비하고 평소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이나 뇌 자기공명혈관촬영(MRA)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문제는 파열될 경우다. 뇌동맥류 파열로 발생하는 지주막하출혈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예후를 좌우한다.
뇌동맥류 파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는 고혈압, 흡연, 과도한 음주, 가족력 등이 꼽힌다. 동맥류의 크기와 모양, 발생 위치도 중요하다. 특히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혈관벽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추운 날씨에는 외출 전후 체온 변화에 유의하고,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힘주기, 과음 등 혈압을 급격히 변화시킬 수 있는 행동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발견된 모든 뇌동맥류를 즉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비파열 뇌동맥류는 향후 파열 위험과 치료에 따른 합병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5㎜ 이상이거나 모양이 불규칙하고 작은 돌출부가 동반된 경우, 후방순환계나 전교통동맥·후교통동맥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위치에 발생한 경우에는 예방적 치료를 검토한다. 크기가 작더라도 추적검사에서 크기나 모양이 변하거나 가족력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기로 했다면 정기적인 영상검사가 필수다. 일반적으로 진단 후 6~12개월에 첫 추적검사를 시행하고, 이후 동맥류의 특성과 안정성에 따라 매년 또는 1~2년 간격으로 검사한다. 가족 중 뇌동맥류나 뇌동맥류성 지주막하출혈 환자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가족력에 따른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증상이 없더라도 선별검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됐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신호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이다. 환자들이 흔히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가장 심한 두통’이라고 표현하는데, 수초에서 수분 이내에 통증이 최고조에 이르기도 한다. 구토와 목 경직, 의식 저하, 실신 등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일부 환자는 본격적인 파열에 앞서 경고성 두통을 경험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두통의 양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할 수 없는 만큼, 갑작스럽고 이례적으로 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통증이 가라앉더라도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파열된 뇌동맥류는 재출혈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동맥류를 폐쇄하는 치료가 권고된다. 치료법은 크게 머리를 열어 동맥류를 클립으로 묶는 클립결찰술과 혈관 안으로 접근해 코일 등을 삽입하는 혈관 내 치료로 나뉜다. 최근에는 신체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코일색전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혈류전환 스텐트와 웹(WEB) 등 새로운 기구의 도입으로 치료 선택지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혈관 내 시술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동맥류에서 중요한 미세 혈관이 갈라져 나오거나 중대뇌동맥 분지부에 발생한 경우, 파열과 함께 혈종 제거가 필요한 경우에는 클립결찰술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혈관의 심한 굴곡이나 동맥경화로 시술 접근이 어려운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치료법을 일률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동맥류의 위치와 형태, 환자의 전신 상태를 종합해 가장 안전한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뇌동맥류는 발견 자체보다 이후의 관리와 적절한 치료 판단이 중요하다. 금연과 혈압 조절, 과음 자제, 정기적인 영상검사는 물론, 자신의 동맥류가 가진 위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을 단순한 두통으로 여기고 넘겨서는 안 된다. 뇌동맥류는 파열 전에는 조용하지만, 파열 후에는 짧은 시간 안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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