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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된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에 있는 이팝나무. 사진/김경락 기자 |
[로컬세계=김경락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봄과 여름에 중간에서 오월의 눈꽃은 향기도 은은하다. 만개한 꽃은 20일가량 향기를 사방에 내뿜은 뒤 눈이 내리는 것처럼 떨어진다. 벚꽃 못지않은 만개와 낙화가 장관이다.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에 있는 이팝나무가 만개하여 관광객들과 사진 작가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나이는 약 250살이며,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돼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 나무는 “이팝나무로서는 매우 크고 오래된 나무로서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클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나무로 문화적 가치도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한다. 중산리 이팝나무의 수령은 250년에 달하며, 크기는 높이 10.5m, 둘레 2.68m이다.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문화재청·국립산림과학원·고창군이 유전자은행을 통해 복제나무를 육성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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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된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에 있는 이팝나무 사진/김경락기자 |
이팝나무는 키가 20~30미터나 자라고, 지름도 몇 아름이나 되는 큰 나무이면서 5월 중순에 파란 잎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하얀 꽃을 가지마다 소복소복 뒤집어쓰는 보기 드문 나무다. 가느다랗게 넷으로 갈라지는 꽃잎 하나하나는 마치 뜸이 잘든 밥알같이 생겼고, 이들이 모여서 이루는 꽃 모양은 멀리서 보면 쌀밥을 수북이 담아 놓은 흰 사기 밥그릇을 연상케 한다. 꽃이 필 무렵은 아직 보리는 피지 않고 지난해의 양식은 거의 떨어져 버린 ‘보릿고개’이다. 주린 배를 잡고 농사일을 하면서도 풍요로운 가을을 손꼽아 기다릴 때다. 이팝나무 꽃은 헛것으로라도 쌀밥으로 보일 정도로 너무 닮아 있다.
이름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는 꽃이 피는 시기가 대체로 음력 24절기 중 입하(立夏) 전후이므로, 입하 때 핀다는 의미로 ‘입하나무’로 불리다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북 일부 지방에서는 ‘입하목’으로도 불린다니, 발음상으로 본다면 더 신빙성이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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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된 전라북도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에 있는 이팝나무 사진/김경락기자 |
고미숙 군 홍보팀장은 "주민들은 수백년의 세월 동안 나무를 보며 풍년을 기원했다"며 "만개한 이팝나무처럼 농생명 수도 고창군민 모두가 이밥에 고깃국을 먹고 비단옷을 입으며 고래 등 같은 기와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밥은 ‘이(李)씨의 밥’이란 의미로 조선왕조 시대에는 벼슬을 해야 비로소 이씨인 임금이 내리는 흰쌀밥을 먹을 수 있다 하여 쌀밥을 ‘이밥’이라 했다. 이팝나무는 이밥나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생각된다. 꽃의 여러 가지 특징이 이밥, 즉 쌀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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