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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국회의사당. (사진 = 이승민 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지난 31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이 전체 465석(지역구 289석·비례대표 176석) 의 반수를 훌쩍 넘는 261석(56%)을 확보, 안정석을 달성해 향후 국정 운영에 힘을 얻게 됐다.
자민당은 아오모리, 야마가타, 군마, 야마나시, 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 기후, 시가, 돗토리, 시마네, 야마구치, 에히메 고치 등 14 개 현의 의석을 독차지하면서 선거지역 당선자는 210 석에서 189 석으로 감소했지만, 비례대표 의석은 66 석에서 72 석으로 늘어났다. 이는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독점하는 의석이다.
야당은 일치단합하여 싸웠다. 입헌민주당(立憲民主党), 공산당(共産党), 국민민주당(国民民主党), 레이와신선조(れいわ新選組), 사민당(社民党)과 70%에 달하는 선거구에서 후보를 단일화하는 등 선전했지만, 선거구 57 석, 비례 대표 39 석에 그쳤다. 하지만 독자적인 행보를 걸어 온 일본유신(日本維新)은 거점 오사카 지역에서 전승, 41석을 확보하여 법안 제출이 가능한 21석을 크게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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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여야 각당의 중의원 당선 의석수. |
연립여당인 공명당(公明党)은 이전 29 석에서 3석을 더해 32 석을 확보했고 공산당(共産党)은 12석에서 2석을 잃어 10 석으로 내려 앉았다. 국민민주당(国民民主党)은 8석에서 3석을 더해 11 석을 얻었다. 레이와 신선조(れいわ新選組)는 1석에서 2석을 더해 3석을 획득했고 사민당(社民党)은 선거구에서 1 석을 확보했다.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첫 선거로 코로나 대책과 경제 살리기가 쟁점이되었다. 또한 키시다 정권뿐 아니라 아베, 스가 두 정권의 평가도 추궁하는 선거였다.
입후보자는 1051명. 투개표는 처음으로 중의원의 임기 만료일(10 월 21 일) 이후에 치러졌다. 내 각 발족에서 중의원 해산 까지 10 일간, 해산에서 투 개표까지 17 일 동안 선거전으로 최단이었다.
총선에서 자민당 단독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 기시다 총리는 자칫 단명으로 끝나는 위기의 상황이었다. 하루 2만5천 명을 웃돌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최근 200명 선으로 급감한 것도 자민당의 승리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됐다.
이번에 ‘선거의 얼굴’로서 존재감을 확인한 기시다 총리는 오는 10일 소집될 특별국회에서 제101대 총리로 다시 선출될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는 추가경정예산을 연내 처리한 뒤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제 외교무대에도 본격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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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산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전국 지역별 당선자 현황. |
일본유신회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 제 3의 당으로 분류된다. 대테러, 사이버, 우주 등의 분야에서 방위 체제를 더욱 강화,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일본 미국 영국 호주 대만 등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국가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의 방위력 증강, 교육 무상화와 헌법재판소 설치 등을 주창했다. 향후 전개될 방위정책과 개헌 논의에서도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일본유신회는 원래 오사카 지방을 중심으로 한 지역정당이다. 2010년 오사카유신회를 만든 하시모토(橋下徹·52) 전 오사카 시장이 원조다. 기시다 정권이 들어선 뒤로는 "자민당에 맞설 것은 맞서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라며 '선별적 협력'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유신당의 주요한 인물로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46) 부대표를 꼽고 있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큐슈대 법학부를 나온 변호사 출신이다. 2011년 하시모토가 이끌던 오사카유신회에서 오사카시 시의원 선거에 당선됐다. 이후 중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계에 진출한 그는 2015년 오사카 시장, 2019년 오사카부 지사에 당선되면서 지지도가 크게 상승됐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의 무상교육, 총리 직선제, 정부 조직 축소가 그의 주요 소신이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의 영향 속에서 치러진 선거로 투표율이 주목되었다. 투표율이 55.93 %로 나타나 2017 년 중의원 선거에서의 53.68 %를 2 포인트 이상 웃돌 았지만 전후 3 번째로 낮은 투표율로 4회 연속 50 % 대의 낮은 수준이다. 국회 해산에서 투 개표까지의 기간이 짧고 선거전도 국민적인 분위기를 잃은 것 등이 요인으로 해석된다.
야마구치 4 구에서는 전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67)가 선출돼 10선을 완수했다. 아베 씨는 전국을 돌며 자민당 지원유세를 가져 정작 자신의 지역구는 비웠지만 압도적인 당선으로 아베 씨의 인기가 아직도 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이변도 발생했다. 여야당에서 무게를 잡던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패했다.
입헌민주당 오자와 (小沢一郎氏(79)79) 씨는 지역구인 이와테 3구에서 자민당 후지와라(藤原崇38)에 패했다. 1969 년에 27세의 나이로 첫 당선 이래 연속 17 선을 거듭해 온 자신의 선거구에서 처음으로 고배를 마셨다.
자민당의 아마리(甘利) 간사장은 자신의 가나가와 13구에서 패했다. 1955 년 창당 이래 현직 간사장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패배 한 예는 없었다. 자민당 이시하라(石原伸晃) 전 간사장도 도쿄 8구 에서 낙선했다.
입헌민주당 나카무라(中村喜四郎) 전 건설 장관(建設相)도 패했다. 또, 구마모토 2 구 에서는 17선을 목표로 한 자민당의 노다(野田毅) 전 자치장관(自治相)도 낙선됐다.
현직 각료는 와카미야 켄지(若宮健嗣) 엑스포 담당상이 도쿄 5 구에서 패했고, 카가와 1구에서 자민당의 히라이 타쿠야(平井卓也) 전 디지탈상이, 치바 8구에서는 사쿠라다(桜田義孝) 전 올림픽 담당상이 각각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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