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컬세계 = 문성용 기자] 경기도가 여러 부서와 분야에 흩어져 운영돼 온 돌봄사업을 전면 재정비한다. 비슷한 사업은 통합하거나 연계하고 돌봄·보건·복지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한정된 재원으로 실제 도움이 필요한 도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개별 사업을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경기도 돌봄정책의 구조 자체를 손질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지방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복지사업을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 효과가 낮거나 기능이 겹치는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돌봄 분야에 재원을 집중하는 방향이어서 향후 구체적인 사업 조정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흩어진 돌봄사업 하나로 연결…경기도, 체계 재설계 착수
경기도는 3일 ‘경기도 돌봄체계 혁신 특별조직(TF)’ 제3차 회의를 열고 세대별로 운영되는 돌봄사업의 현황과 사업 간 연계 구조를 점검했다.
그동안 돌봄정책은 아동과 노인, 장애인 등 대상별로 나뉘고 돌봄·복지·보건 관련 사업도 각각 운영되면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파악하고 이용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도는 이러한 분절된 구조를 개선해 필요한 사람이 적절한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업 간 연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TF가 제시한 개편 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성격과 지원 대상이 비슷한 사업을 통합·연계하고, 행정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돌봄과 보건·복지 서비스를 연결하는 한편,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담당해야 할 역할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한다는 것이다.
재정 부담 속 ‘사업 확대’보다 ‘효율화’에 무게
이번 개편의 배경에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돌봄 수요와 재정 부담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가족 돌봄 기능의 변화 등으로 공공 돌봄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반면 한정된 지방재정으로 기존 사업을 모두 유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기에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선택한 방향은 돌봄 예산을 일괄적으로 축소하기보다 기존 사업의 효과와 중복 여부를 다시 따져 재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어떤 사업이 통합되거나 조정되고, 확보된 재원이 어느 분야에 집중되는지가 개편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도민 입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지나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도민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돌봄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지금까지 비슷한 지원제도가 여러 부서와 기관에 흩어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사업 간 연계가 강화되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찾고 신청하는 과정이 보다 단순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복지와 보건, 돌봄이 동시에 필요한 고령자나 장애인, 돌봄 공백 가구 등은 여러 서비스를 연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업 통합 과정에서 기존 이용자의 서비스가 줄거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중복사업 정비’가 실제 현장에서는 ‘서비스 축소’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과 이용자 의견 수렴도 뒤따라야 한다.
“돌봄 축소 아닌 복지의 질 높이는 개편”
경기도 역시 이번 재구조화가 복지 축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하고 있다. 나성웅 경기도 돌봄체계 혁신 TF 단장은 이번 개편의 목적이 돌봄서비스를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도민이 실제 체감하는 복지 수준을 높이는 데 있다며, 복지예산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업의 숫자나 예산 규모 자체보다 실제 이용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느냐를 향후 돌봄정책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건은 ‘통합 이후’…현장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야
경기도의 돌봄사업 재구조화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사업 통합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유사 사업을 하나로 묶더라도 신청 절차가 복잡하거나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도민이 느끼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와 시·군의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기존 사업 이용자의 지원을 어떻게 유지할지, 지역별 돌봄서비스 격차를 어떻게 줄일지가 향후 실행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기도는 TF 논의를 토대로 새로운 복지·돌봄 비전과 세부 실행과제를 마련하고 도민 의견을 수렴해 개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결국 이번 정책의 성패는 ‘몇 개 사업을 통합했느냐’보다 개편 이후 도움이 필요한 도민이 더 쉽고 빠르게 돌봄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경기도가 재정 효율성과 돌봄 안전망 강화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 돌봄체계 개편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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