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시설, 학비 전액 무료
▲성인문해 2개 반 ▲학력인정 4개 반(초등1, 2단계, 중등 1, 2단계) ▲검정고시(초, 중, 고) 3개 반 등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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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범천빌딩 내 부산향토학교 다목적실에서 신입생 62명과 교사 18명, 졸업생 4명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입학식’ 열린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맨 오른쪽 정좌식 교장, 왼쪽에서 뒷줄 2번째 이용흠 이사장 ) . 이하 부산향토학교 제공 |
[로컬세계 부산=전상후 기자] 새 학기 첫날 전국 초등학교 157개 교에서 신입생이 ‘0명’이어서 입학식을 열지 못한 가운데, 부산향토학교(평생교육시설)에서는 늦깍이 신입생 62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이 거행돼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오전 10시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범천빌딩 3층에 설치된 부산향토학교 내 강의실과 작은 교실을 임시로 터 마련한 다목적실. 신입생 62명과 교사 18명, 졸업생 4명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슴 설레이는 입학식이 열리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좌식 교장은 인사말을 통해 “‘출탁동시’라는 사자성어를 인용, 설명하면서 병아리가 알 속에서 ‘줄’ 할 때 이 소리를 듣는 바로 그 순간 어미 닭이 ‘탁’하고 껍질을 마주 쪼아주면 비로소 껍질이 깨지고 병아리는 새 생명으로 태어나듯이 제자들이 ‘줄’하고 배움의 갈망을 나타내는 그 순간과 스승의 ‘탁’하는 일침의 순간이 딱 맞아떨어져야 창조적 깨달음이 터지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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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향토학교 입학식 도중 이재숙 교감이 자원봉사하는 교사들을 소개하자 한 교사가 재미있는 표정과 동작으로 신입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있다. |
정 교장은 이어 “새 생명 탄생의 순간이 오기까지 스승은 끊임없이 제자를 보살피고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관찰하여야 한다”며 “시기가 무르익었을 그 즈음에 깨우침의 문을 열어주어야 깨달음이 터지는 것이니, 스승과 제자들이 원활한 소통으로 함께 깨달음을 이루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온 이용흠(77‧일신설계 회장) 부산향토학교 이사장은 격려사에서 “건학정신인 애천 애인 애국의 정신으로 공부하는 향토학교 초·중등 과정에 입문한 늦깎이 신입생 여러분들은 미국의 하버드대학교를 선택하는 것보다 여기서 공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열정을 불태워주시기 바란다”며 “또한 하버드대학교 교수들보다 더 훌륭한 인품을 가진 교장 및 교사 분들도 특별한 각오로 원로 신입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주시다 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인생의 큰 보람’을 느끼시리라 확신한다”라고 역설했다.
이 이사장은 또 “인공지능의 시대에 기계도 지능을 가지고 있는데, 인간이 못가지고 있으면 창피스러운 일이므로 언어와 수학 지능을 열심히 습득하고, 기계에 없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양심, 사랑’의 능력을 깊이 계발해 궁극적으로 신을 만나는 신입생 여러분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입학식에서 이 학교를 이미 졸업한 졸업생 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애초 한글조차 몰랐던 분들이다. 이들은 이 향토학교에서 초·중·고교 과정을 검정고시를 통해 이수한 뒤 대학을 졸업했거나, 현재 대학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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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향토학교 경영진과 이날 특별히 참석한 졸업생 4명이 카메라를 향해 섰다.(왼쪽부터 정좌식 교장, 졸업생 장원희, 이헌희, 이도경씨, 이용흠 이사장, 졸업생 조정은씨, 이재숙 교감, 김상돈 행정실장 ) |
신입생들은 한글을 깨우쳐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졸업생들을 보면서 용기와 희망을 갖게 됐다.
부산향토학교는 1986년 5월에 개교한 이후 현재 교사 18명, 입학생 포함 재학생 110명이 등록돼 있는 평생교육시설이며 학비는 전액 무료이다.
부산향토학교는 현재 ▲성인문해 2개 반 ▲학력인정 4개 반(초등1, 2단계, 중등 1, 2단계) ▲검정고시(초, 중, 고) 3개 반을 운영 중이다.
또 ▲성인 기초영어반 ▲성인 컴퓨터반 ▲스마트폰 활용반 ▲다문화 한국어반 ▲평생교육사 실습반도 별도로 편성, 운영한다.
주간반은 오전 9시:35~12:20, 야간반은 오후 7시~9시까지 수업한다.
한편 1980년대 초·중반 중심으로 전국 100여곳에 설립된 향토학교는 시대변천으로 대부분 문을 닫았고, 현재는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4곳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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