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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안나식당에서 식사 도중에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管野厚子, 横田功子, 金子輝子, 細田智子, 管野真理奈, 根本富美子 (사진=이승민 도쿄특파원)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일본 이바라기현 우시쿠시(牛久市)에는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이 있다.
"우리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대대로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이지만 한국을 더욱 사랑합니다"
이들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류 팬이라는 차원을 훌쩍 넘었다. 한국 사람이 좋고 한국 문화가 좋고 삼천리 금수강산을 좋아한다. 한국 자체를 사랑하는 일본인들이다.
한국을 사랑하기에 자연스럽게 20대부터 60대까지 순수한 일본인들로 모여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韓国を愛する会)’이 되었다. 20여명의 회원들은 주 1회 우시쿠마을회관에 모여 스스로 한국교실 모임을 갖고 있다. 일요일마다 열리는 이 모임(이하 한사모)이 벌써 10년이 되어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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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한국요리로 즐기고 우시쿠역 앞 쉽터에서. |
한사모 회원들은 일요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일주일을 즐겁게 살아간다. 한국교실에 모이면 먼저 한국어를 공부하다가 점심 때가 되면 한국식당으로 이동하여 한국요리를 즐긴다. 식사가 끝나면 다시 교실로 돌아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토론한다. 음악시간도 있다. 음악시간에는 한국노래를 배운다.
며칠 전에는 가까이에 있는 사찰을 찾아가 한국 스님에게서 한국노래를 배웠다고 흥겹게 노래를 들려주며 자랑했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선생님이 우리를 기다리신다
학교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사이좋게 오늘도 공부 잘하자
천진난만하게 노래 부르는 즐거운 표정들이 너무너무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한국에서는 전혀 느껴볼 수 없는, 이곳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가슴 찡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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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쿠 역 앞에서. |
오늘은 평일이지만 로컬세계 도쿄특파원이 취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사모 회원 6명이 긴급하게 우시쿠역(牛久駅)으로 마중을 나왔다. 고향 형제를 마중나온 반갑고 행복스러운 표정들이다.
이들을 따라 역 근처에 있는 ‘안나’(アンナ)라고 하는 한국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 들어서니 식당주인 안정화 씨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한국 이름은 어디에 두고 어찌 안나식당이냐고 물었더니 딸 이름이 안나라고 했다.
요코다 씨는 돌솟비빔밥, 가네코 씨는 불고기뚝배기, 호소다 씨는 된장 찌개, 간노 씨는 순두부찌개, 네모토 씨는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이 모임에서 가장 애교가 많다는 일본 아가씨 마리나(真理奈29) 씨는 짜장면을 시켰다.
당연하다. 한사모 회원들은 한국을 사랑하기에 외식할 땐 언제나 한국식당을 찾는다. 이야기의 화제도 한국이야기뿐이다. 이들과 함께 있으면 그대로가 조선이고 고려이고 단군조선이다. 시간가는 줄 모른다. 환경만 일본일뿐 한국보다 더 한국적인 감정 속에서 일상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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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리 안나식당 앞에서(맨 오른쪽 식당주인 안정화 씨). |
한사모는 매년 한국으로 역사탐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재난으로 가지 못했다. 그 대신 이달 말경에는 도시락을 가지고 단풍진 숲으로 소풍을 간다고 한다. 같이 가자는 요청에 기자도 약속을 하고 말았다.
한사모 회원들은 어쩌다 한국과 관련된 것을 만나게 되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어쩌면 이들의 가슴 속에는 한국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른다. 한국적인 것에 쉽게 감동을 받으며, 바다 건너 한국을 그리워하며, 일상을 살아간다.
한국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 간노 아츠코(菅野厚子) 씨는 “우리는 한국이 좋아 자연스럽게 모여진 모임입니다. 우리들은 일본인이지만 한국을 더욱 사랑합니다. 한국의 언어도 좋고 풍습도 좋고 예술도 너무너무 좋아해요. 왜 그렇게 한국이 좋은지 나도 몰르겠어요. 아마도 조상이 한국인인가 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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