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생 회장, ‘중앙·지방정부 물당국의 안이한 대응태도 직격한 발언 큰 공감’
문제점 지적 및 해결방안도 직설
“500만명이 좋은물 못 먹는 것에 대해 대통령, 광역시장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직격탄
“상수원보호구역이 없는 상태에서 취수된 낙동강 물을 먹는다는 사실 부산 및 동부경남 500만 주민 잘 모실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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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남 지역방송사인 KNN이 특별기획한 ‘최악의 식수원 이제는 해결합시다’ 전문가 방송토론회가 지난 2일 KNN 실내 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사회자 황범 아나운서, 박재호 국회의원,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석좌교수, 박현건 국립경상대 교수,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 KNN 제공 |
[로컬세계 부산=전상후 기자] 부산·경남 지역방송사인 KNN이 특별기획한 ‘최악의 식수원 이제는 해결합시다’ 전문가 생방송토론회가 ‘낙동강 식수원 난제’를 풀어낼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대해 향후 대통령실과 중앙정부, 지방정부 물 당국의 대책마련이 주목된다.
KNN은 지난 2일 황금시간대인 오후 6시 20분부터 오후 7시 50분까지 90분 동안 [특별기획]‘최악의 식수원, 이제는 해결합시다’라는 주제 아래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했다. KNN은 이후 두 차례나 재방송을 해 지역주민의 관심을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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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범(KNN 아나운서) 사회자 |
황범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대학교수와 국회의원, 시민대표가 참석했는데 시민대표로 참석한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의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물 당국의 안이한 대응태도를 직격한 가시 돋친 발언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양재생 회장은 이날 토론에서 “상수원 보호구역이 없는 상태에서 취수된 낙동강 물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부산시민 및 동부경남 일대 500만 주민은 잘 모르실 것”이라며 “낙동강 물이 발원지에서 경북·대구·경남 일대 510km를 흘러내려 오면서 그 유역에 무려 1만7000여개의 기업체가 있고 엄청난 숫자의 축산농가가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양 회장은 “광주광역시 공공지원단이 지난 2020년 8월에 5개월간 서울시 등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주민들의 건강 수준을 비교·분석한 자료와 2021년 3월에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부산이 암 환자가 1위이고, 대구가 2위이다. 이것은 낙동강 유역에 있는 주민들이 원수 수질이 좋지 않은 낙동강물을 먹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양 회장은 이어 “김동욱(전 강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박사는 수년 전 이미 ‘낙동강물은 상수원으로는 부적합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가 있으며, 통게청에서 2021년 11월 1일 공표한 생명표 ‘2020년 신생아 기대수명’을 보면 서울이 84.1세, 부산시 82.7세로 ‘1.4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수도권에 비해 공장 수도 적고 공기질도 좋은 데 악성질환자가 부산이 가장 많다고 한다. 맑은 물을 먹는 것은 기장 기본적인 권리이고 소망인데 이런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국가에서 ‘맑은 물을 먹을 권리’를 주지 않는다면 세금내는 국민으로서 너무나 억울하고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양 회장은 이어 ‘(부산-서부경남의)지역주민 간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사회자(황범 아나운서)의 질문에 “제가 지금 부산에서 생활하고, 기업 활동을 영위하고 있지만, 태어난 고향이 서부경남 함양군(10여년 전 지리산 문정댐 갈등이 유발됐던 곳)이고 윗대 조상대대로 뿌리가 경남”이라며 “무슨 일이든 ‘안 되는 이유’를 찾으면 만 가지가 있고, ‘되는 이유’를 찾고자 하면 또 만 가지가 있는 법”이라며 부산-경남 양 지역 간의 갈등요인과 지역이기주의 차원에서 접근하면 타협점이 보이지 않겠지만, 과거 부산·경남이 서로 다른 지역이 아니라 한 광역단체였고 부산 사람 대부분이 경남지역 출신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며 서로 역지사지하고 윈윈하는 타협의 묘를 찾아내면 얼마든지 가능한 사업인데도 양 시·도가 진심 어린 노력을 하지 않는 점을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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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 |
그는 “인체의 70%가 물로 구성돼 있고, 막걸리를 마시고 피를 뽑아보면 알코올 성분이 그대로 피에 나타난다. 또 혈액의 92%가 물로 구성돼 있다. 인체에서 이렇게 중요한 물에 대해 지역 간의 이기심 때문에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는 환경단체나 작은 지역이익 때문에 맑은 물을 수많은 사람들이 먹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물 문제 만큼은 대통령실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직속기구라도 만들어서)해결해줘야 정상적인 국가가 아니겠나. 어느 특정 지역의 국민이 맑은 물조차 먹지 못한다면 누가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국가라고 생각하겠느냐”라고 일갈했다.
서울 및 수도권 2800만명의 경우 팔당댐을 만들어서 깨끗한 물을 먹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상류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공급하는데 공단 하나 없고 축산농가 하나 없는 것으로 아는데, 낙동강 아까 본 바와 같이 공장이 1만7500여개, 그리고 축산농가가 수없이 많다”며 “생활용수가 그대로 내려오기 때문에 아무리 정수를 한다고 해도, 초고도의 기술로 정수를 해도 되지를 않는다”라고 양 회장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해결방안에 대해 양 회장은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중앙정부에 어젠다를 줘서 적어도 이런 중요한 물 문제 만큼은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을 해줘야 국가다운 국가아니겠느냐. 같은 한 하늘 아래 살면서 맑고 좋은 물을 모든 국민이 먹을 수 있게 해줘야지 물을 안 주는 것은 진짜 대통령도 계시고 광역시장, 관련 장관·차관들 많이 계시는데 도대체 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 회장은 끝으로 “이런 문제는 정말 초당적으로 모든 행정의 영순위에 올려놓고 중앙정부-지방정부간, 지방단체 간에 협조하고 해결의 최우선순위로 잡아야 하는 데 (현재와 같이 지역 간 갈등만 부각되는)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앞으로도 십년, 이십년, 백년이 지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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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석좌교수 |
이날 토론자로 나온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석좌교수는 “낙동강 물은 대략 3등급에서 4~5등급을 왔다갔다하는데 정부는 앞으로 초고도정수처리를 하겠다고 하지만, 상수원의 오염물질이 거의 없는 팔당댐물을 원수로 취수하는 수도권처럼 애초 깨끗한 청정원수를 확보하는 게 맞다”며 “낙동강 하류의 경우 대구·경북 일대 공장에서 미량유해물질 33종류가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데다 MB정권 때 낙동강에 보 8개가 만들어져서 호수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하절기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강을 강 답게 흐르게 해야 한다. 보의 문을 개방하는 게 눈에 안 보이는 미량의 유해물질과 녹조라테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성비가 좋은 방안이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을 성공리에 정리한 ‘숙의민주주의’를 다시금 물문제에도 도입, 논의를 활성화해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물이용부담금을 잘 지원하면 해당지역의 피해를 줄이는 등 좋은 선례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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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건 국립 경상대 교수 |
박현건 국립 경상대 교수는 “낙동강물의 심각성은 대구경북권에서 발생하는 미량유해물질이며, 수질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는 2등급이지만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3등급, TOC(전 유기탄소)는 5등급 수준이고, 1992년 페놀 검출사건 이후에 계속해서 미량유해물질 사고가 생기고 있으며, 지난 수십년간 수질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역대 정부들이 맑은물 정책에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도 실패했으며, 최근 30여년 동안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방식에 대해 주민들이 반발이고, 이번에 합천주민들이 삭발하며 반발하는 것은 실시설계 예산이 주민동의도 없이 진행되는데 반발하는 것으로 지역주민의 애로와 고민이 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특히 창녕군, 합천군 주민들에 대한 소통이 매우 부족했기 때문에 격렬하게 반발하는 것이고, 중앙정부와 맑은 물이 필요한 지자체도 근본적으로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창녕· 합천의 공통된 주민 우려사항은 농업용수의 부족이나 재산권 침해 등이 내포돼 있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명쾌하게 행정당국이 답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도 낙동강 녹조대책으로 “오염원인 총질소 총인이 포함된 정체된 물의 보가 8개인데 4대 강 사업 전에 비해 안동댐에서 낙동강 하구둑까지 흐르는 물의 속도가 10배 정도 늘어났으며, 하절기 녹조라테가 발생되는 가장 큰 원인이 보 때문이기 때문에 총인 기준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질기준을 갖고 있는 낙동강물의 유일한 개선방법은 ‘보 개방 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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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호(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을) 국회의원 |
박 의원은 이어 “환경부가 계획하고 있는 맑은물 원수 취수지역에 대해 지역주민에게 어떤 피해가 있는지 정확하고 충분하게 설명을 잘 해서 서로 양보하고 동의를 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접점을 찾아야 한다”며 “지난해 부산과 동부경남 주민들이 최악의 낙동강 원수를 정수한 수돗물을 먹었는데 그 기간이 6등급인 날이 11일, 4~5등급인 날 58일 간이나 됐다. 더 이상 방치하면 부산시민도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라는 점을 정부에 경고한다. 녹조량이 크게 줄어드는 수심 8m 이하에는 상수원수를 취수하는 심층취수탑 건설 문제도 국회에서 논의됐는 데, 예산 560억원에 대해 기재부가 반대해서 확정되지 못했으므로 우선 부산시 예산으로라도 설계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KNN은 오는 6월, 9월, 12월 중으로 3차례 더 ‘최악의 식수원, 이대로는 안 된다’ 특별기획 심층토론회를 개최해 전세계에서 가장 나쁜 수질(일명 녹조라테)을 나타내는 낙동강 취수원수와 관련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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