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역사교육과 국가관 교육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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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희 회장이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재일동포사회에는 2부류가 있다. 일제시대 징병 등으로 건너와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올드커머가 있고,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유학·사업·공무 등으로 왔다가 일본에 정착한 뉴커머가 있다. 이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간격이 있다. 재일한국부인회는 올드커머와 뉴커머를 포함해 재일동포사회의 화합과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2002년 창립됐다. 현재 일본 전국에 300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정회원 3000여명, 준회원 1만여명으로 재일동포단체로써는 최대이다. 재일한국부인회 강경희 회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 소개?
본명 강경희(46), 경북 영덕군 영해 출신, 1992년 일본인과 결혼해 현재 일본 철강회사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편과 함께 치바현에 살고 있다. 큰딸은 한국에서 유학 중이고 둘째딸은 사이타마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마츠도시가 주최한 요리경연대회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입상했다. 2009년에는 아시아문화교류회로부터 한국문화에 공헌한 공로로 표창장을 받았다. 2015년에는 한국 국회에서 해외 모범 한글교사에게 주는 표창장을 받았고, 2016년에는 조명철 국회의원으로부터 재일동포 화합과 한글 세계화의 일선에서 수고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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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고려신사 주최로 열린 고구려 건군 1300주년 기념행사에 강경희 회장이 한국전통 꽃꽃이를 선보이고 있다. |
국제문화대사 활동도?
내가 살고 있는 치바현 마츠도시에는 90개국의 외국인이 살고 있다. 2009년부터 8년째 국제문화대사로 임명을 받아 한국문화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대사는 마츠도시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자국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마츠도시에서 설립한 단체이다. 임명식 때는 마츠도시 시장과 국회의원 등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다. 나는 한국문화대사로써 학교, 병원, 복지시설, 고아원, 노인정 등 공공시설을 방문해 봉사를 하고,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한국의 노래와 춤을 가르치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12월 8일에는 한국부인회 사물놀이팀이 국제페스티벌에서 400여명 관람객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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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마츠도시 국제문화대사 임명식에서 강경희 회장이 한국문화대사로 임명을 받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전철역에서 사람을 구하기도 ?
지바현 마츠도시에 있는 모토야마역에서 2015년 8월18일 전철에서 내리던 할머니를 구해 드린 적이 있다. 전철에서 하차 중에 실수해 전철과 홈사이에 빠지는 것을 발견하고 극적으로 구해 드렸다. 몇초만 늦었어도 큰변을 당할뻔했다. ‘아유바야 요이(91세)’ 할머니이시다. 지금도 그 할머니와는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일본에는 많은 한인 단체들이 있다. 재일한국부인회 만의 특징이 있다면?
우리 단체만의 특징을 든다면 첫째 회원들이 젊다. 주로 40대와 50대의 한국부인들이 주축이다. 둘째 전국 300곳에 지부를 두고 정회원 3000여명과 준회원 1만여명으로 일본 최대의 재일동포단체이다. 셋째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어교실, 한국요리교실, 합창단, 사물놀이, 한국문화대사, 봉사활동, 상담활동 모금활동 등을 하고 있다. 작년에 사이타마현에서 열린 고구려 건군 1300주년 행사에서 고구려의상을 입고 직접 퍼레이드에 참가했다. 동포들의 화합과 화목은 물론 일본 속에 한국문화를 꽃 피우면서 한일간 우호증진에 힘쓰고 있다. 한일관계가 경색됐을 때는 화해무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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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타마현 히다카시 주최로 열린 고구려 건군 1300주년 행사에서 재일한국부인회 회원들이 고구려 의상을 입고 시청 중앙로를 퍼레이드하고 있다. |
대표적인 봉사활동을 소개한다면?
재일동포사회에서 경조사가 생기면 한국에서 찾아오는 친지친척들이 많지만 일손이 부족하다. 이 분들을 공항에서부터 맞이해 경조사를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통역과 안내 등으로 봉사를 한다. 또한 동포들의 백일잔치나 돌잔치 등에는 한국식으로 상을 차려서 행사진행을 도와준다. 재일동포에게 모국방문의 기회도 만들어 주고 있다. 또한 노인정을 방문해서 한국의 춤과 노래로 위로 공연 등 경노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모금활동도?
2016년 5월 도쿄 신주쿠역과 히로시마 대로변에서 구마모토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했다. ‘사랑해’ ‘엄마야 누나야’ 등 한국노래를 부르면서 모금활동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국노래를 같이 불러주기도 했고 모금활동까지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다. 각 지구별로 모금한 53만5천엔(약 540만원)과 직접 신주쿠역 앞에서 모금한 성금 20만2천엔(약210만원)은 동포피해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히로시마 부인회에서 모금한 7만엔(약 70만원)은 적십자사에 전달했다. ‘일본인들도 하기 어려운 모금활동을 한국부인들이 앞장서서 했다’는 감동의 메세지를 받는 등 모금활동을 통해 한일간에 자연스러운 친선교류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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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한국부인회 합창단이 피스로드 행사에서 한복을 입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고 있다. |
재일한국부인회 합창단과 사물놀이 소개?
재일한국부인회합창단은 2002년 창단되어 어느새 14년이 되었다. 지금은 일본 전국 16개 지구에 결성되어 지역주민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물놀이패는 전국에 9개 팀이 결성돼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제교류음악제를 비롯한 각종축제와 다양한 문화행사에 초청되고 있다. 우리 합창단은 한복을 입고 ‘아리랑’ ‘달타령’ 등의 한국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물놀이패는 한국의 전통농악기를 연주하며 한국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작년에는 마츠도시가 주최한 한일수교 50주년행사에서 우리 합창단을 초대해주었다. 피스로드행사에서는 3년간 연속 우리 합창단을 초대해주어 임진각과 국회 등에서 합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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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에서 열린 2016전국사물놀이대회에서 2등을 수상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물놀이 지도교사 조노우치(중앙). |
조국을 위한 기도회?
매달 도쿄의 명산 다카오산에 가서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를 한다. 올 여름엔 다카오산에서 도쿄지역 회원113명이 모여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제를 올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과 ‘엄마야 누나야 같이 살자’는 노래로 시작해 등산을 나온 많은 일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서, 평화통일을 위해서, 민단과 조총련이 하나되기 위해서, 재일동포들의 화합과 화목을 위해 기도했다.
재일한국부인회 소속 강사와 학생수는 얼마나 되나?
한국어교실은 2002년 부인회 창립과 함께 시작해 일본 전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강사는 우리 부인회 회원들로 구성되어 현재 전국 400여명의 강사와 7000여명의 학생이 있다. 재일동포와 일본인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전파해 한류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요리교실 강사진 역시 우리 부인회 회원들로 구성이 되어 현재 전국 250여명의 강사와 3000여명의 학생들이 있다. 김장교실도 하고 있고 한국의 역사를 찾아 역사탐방도 하고 있다. 연말에는 김장김치를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서 한국인의 정과 김치문화를 전하고 있다.
끝으로 조국을 위해 한마디?
지금 일본 교포사회에는 아주 중대한 과제가 있다. 재일동포 자녀들의 교육문제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모두가 일본인화 되고 말 것이다. 민족학교 설립이 시급하다. 일본에는 우리의 얼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없다. 그래서 우리 재일한국부인회를 중심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여성지도자가 됩시다’라는 좌담회를 작년12월 6일, 제 1회를 출발했다. 재일동포 자녀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과 국가관을 심어주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좌담회이다. 한국정부나 한국의 사회단체들로부터 지도와 관심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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