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항공전략 부재…지역경제 타격 우려”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정부가 저비용항공사(LCC) 통합을 추진하며 김해공항을 ‘세컨드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정작 김해공항의 항공산업 주요 지표가 전국 공항 중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곽규택 의원은 23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김해공항의 등록 항공기 수와 항공기 재산세, 국제선 운항실적 등이 모두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등록 항공기 수는 2015년 327대에서 2024년 416대로 약 27% 증가했으나, 김해공항이 위치한 부산 강서구는 같은 기간 34대에서 26대로 30%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 제주시(50대→117대, 134% 증가), 충북 청주시(7대→57대, 714% 증가) 등 주요 지방 공항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항공기 등록에 따라 부과되는 재산세 역시 김해공항은 주요 공항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부산 강서구의 항공기 재산세는 716억 원으로, △김포공항(서울 강서구) 9천252억 원 △인천공항(인천 중구) 8천194억 원 △제주공항(제주시) 5천925억 원 △청주공항(청주시) 4천476억 원에 크게 못 미쳤다. 부산이 전체 항공기 재산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불과하다.
곽 의원은 “항공기 등록 감소는 단순히 지방세 감소 문제를 넘어, 거점항공사 확보와 노선 개설, 공항 인프라 투자 등 전반적인 공항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국제선 운항실적도 하락했다. 2018년과 비교해 2024년 기준 김해공항의 국제선은 1만849편 줄어 20.6% 감소했다. 반면 인천공항은 2만6천979편, 청주공항은 6천949편, 제주공항은 3천660편, 김포공항은 418편이 각각 증가했다. 국내선도 김해공항은 5천205편 줄어들어 주요 공항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곽 의원은 이 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부산시의 항공 전략 부재”를 꼽았다. 과거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삼았던 에어부산이 산업은행 체제를 거쳐 대한항공에 편입된 이후, 지역 중심 운항 전략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비중은 2015년 99.5%에서 2024년 63.9%로 줄었고, 상당수 노선이 인천공항으로 이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곽 의원은 “거점항공사의 탈부산 현상은 지역 항공산업뿐 아니라 고용, 전문 인력 양성, 항공 접근성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부산시가 추진 중인 통합 LCC 본사 유치 전략에 대해서도 “항공기와 인력이 실제로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는다면 실효성 없는 형식적 유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유치 전략은 항공사 기반 확충, 인프라 정비, 노선 다변화, 세수 확보까지 포괄하는 종합 계획으로 수립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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