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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용수 이사장. |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인류가 살려내지 않으면 누가 살려낼 것인가. 우리 후손들이 영원히 살아야 할 삶의 터전을 망가뜨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몇년전 자동차로 지리산 뱀사골에서 구례 화엄사까지의 코스를 1시간 여 만에 답사한 적이 있다. 과거 도보로 하루가 넘게 걸리던 코스를 자동차로 1시간여 만에 답사하고 보니 문명의 혜택을 입은 것 같아 흐뭇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5.16 군사혁명 이후 군사정부가 ‘깡패 소탕’이라는 명분을 걸고 전국의 깡패들을 붙잡아다가 지리산의 허리를 파헤쳐 이 도로를 건설했다. 당시의 분위기로 봤을 때 얼마나 많은 무고한 젊은이들이 피땀을 흘렸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 왔다.
그리고 이 도로를 건너다녀야 할 동물들이 받아야 할 고통은 얼마나 클 것이며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매연은 주변의 주목나무를 비롯한 각종 수목들에게 얼마나 해를 끼칠까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팠다.
한때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황금개구리가 사라진 원인도 황금개구리의 서식지로부터 700여 미터 떨어진 계곡에서 저수시설 공사를 위해 다니던 트럭들이 내뿜은 매연과 굉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사용한 현대문명의 소산인 기계로 인해 세계적인 희귀종 황금개구리가 멸종된 것이다.
이는 현대문명이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고는 있지만 환경을 파괴해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리게 되면 지구뿐 아니라 결국 인류도 그 파괴된 환경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리는 자연의 경고인 셈이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 그것은 인간이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대상임을 깨닫고 인간 위주가 아닌 자연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최소한의 개발로 자연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만물의 영장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겸손한 자세로 자연을 잘 보존하고 가꿀 때 우리의 삶에 안전과 풍요가 온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를 실천하는 가치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동양적 가치의 핵심에 노자.장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이치나 공자.맹자의 인(仁).의(義).예(禮).지(智)의 사덕(四德)사상을 실천윤리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인간은 모두 수기치인(修己治人)을 함으로써 성인군자(聖人君子)가 돼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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