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윤기 이사장이 ‘고향의 집・도쿄’ 준공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승민특파원
[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 재일동포를 위한 노인복지시설이 사카이, 오사카, 고베, 교토에 이어 5번째 ‘고향의 집・도쿄’ 를 도쿄 코도구 시오하마에 건축하여 지난 17일 준공식을 가졌다.
윤기 이사장은 부모님의 유지를 이어받아 26세부터 40세까지 목포공생원을 위한 직업훈련원을 설립하여 아동복지, 청소년복지, 장애인시설, 구호시설 등을 만들어 일해왔고 어머니의 고향 일본으로 건너와 재일동포 노인복지시설에 30여년간 혼신을 다해왔다.
이날 준공식을 하게 된 ‘고향의 집 도쿄’는 부지 면적 2334.10 ㎡, 건축면적 1578.37 ㎡, 건축용적 6497.04 ㎡의 철근 콘크리트 5층 건물로 148명이 입주하게 된다.
준공식에는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이사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하라다 겐지 전 총무부대신, 노나카 히로무 전 관방장관, 김동길교수, 야마자키 타카아키 고토구청장, 호리가와 고지 고토구의회 의장, 박홍률 목포시장,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등 400여명이 참석하여 ‘고향의 집 도쿄’ 준공을 축하했다.
윤기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풍족하다고 하는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들의 고독사라는 잇따른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타국에서 쓸쓸하게 살아가는 재일동포 노인들을 위해 ‘고향의 집’을 설립하다 보니 도쿄에서 5번째 준공식을 하게 되었다. 특히 오늘은, 목포공생원에서 고아들을 키우시던 나의 어머니 타우치 치즈코를 위한 후원회가 도쿄에서 발족된 날이다. 일본 여성으로 한국에서 평생 3,000명의 고아를 키운 어머니를 일본의 정치계와 경제계가 지원하겠다고 나선 날이 52년 전 오늘이기에 오늘을 준공식 날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가 휠체어에 앉아 격려사를 낭독하고 윤기 이사장에게 축하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승민특파원
이희호 여사는 축사에서“1998년 10월 제 남편 김대중대통령과 오부치총리는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이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여 양국관계 발전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 공동선언으로 양국은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이러한 점에서 ‘고향의 집’은 양국 국민들의 화합의 장이 되고 있다. 오늘 준공식을 가지는 고향의 집 도쿄도 두 나라의 어르신들이 우호와 친선을 통해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오늘 일본의 수도 도쿄의 한복판에서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민간교류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윤기 이사장이 추진해온 재일동포 고령자를 위한‘고향의 집・도쿄’는 재일동포 어르신들이 온돌방에서 김치찌개를 드실 수 있고 아리랑을 노래할 수 있는 황혼의 안식처로 만들어졌다. 일본 전국에 10곳의 고향의 집을 세우겠다는 당초 계획이 달성되기 바라며 생전에 어머니께서 그렇게도 바라셨던 고아없는 세상을 위해 유엔에 ‘세계 고아의 날’ 제정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지금부터 88년전 윤치호 전도사가 목포에 세운 공생원은 오갈데 없는 고아들을 보살펴준 한국 사회복지의 원조시설이다. 이 시설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윤치호선생을 만나 결혼한 다우치 치즈코 여사는 일본인이면서 한국 고아의 어머니가 되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윤기 이사장은 이 고아원에서 자라 지금까지 고아사랑, 노인사랑의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한일간 국경을 초월한 ‘고향의 집・도쿄’가 국제적인 복지모델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말했다.
노나카 히로무 전 관방장관은 “일본인과 한국인의 마음의 고향으로서 또 고령자의 안식처로서 사카이, 오사카, 고베, 교토에 이어 오늘 ‘고향의 집・도쿄’ 준공식을 갖게 되었다. 이‘고향의 집’은 국경과 민족과 문화를 넘어 다양화된 사회에 더불어 함께 사는 특별한 복지시설이다. 한층 더 발전하여 세계적인 노인복지시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향의 집 도쿄 현관 앞에서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참여자들이 줄서서 접수를 하고 있다. 이승민특파원
한편 목포시에 있는 아동보육시설 ‘목포 공생원’은 1928년 일본의 식민지시대에 젊은 전도사 윤 치호가 7명의 고아들과 함께 생활을 시작한 시설이다. 이 시설에서 고아들에게 일생을 바친 일본 고치현 출신 타우치 치즈코 씨가 바로 윤기 이사장의 어머니이다. 타우치 치즈코 씨는 윤 전도사와 결혼하여 이름을 한국명 윤학자로 바꾸고 평생 한국의 고아들을 돌봤다. 일본어로 ‘우메보시가 먹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1968년 56세의 생일날 별세했다. 목포시는 최초로 시민장으로 윤학자 여사를 기렸으며 신문은 ‘그날 목포가 울었다’고 보도했다.
타우치 치즈코의 헌신적인 이 사랑의 정신을 계승하고자 2012년 타우치 치즈코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가 결성됐고 ‘UN세계 고아의 날’제정 추진, 마음의 가족 사업 지원, 복지 인재 육성 및 장학 지원 등 타우치 치즈코 생애의 보급 활동의 4개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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