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재활교육사 3천명 양성…예방·재활·피해 가족 지원 국가 시스템화해야"
"연 1천억원 투자해 사회적 비용 줄이는 구조…마약청 신설 등 통합관리 필요“
마약이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일부 일탈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우리 사회의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사와 처벌만으로는 재범의 악순환을 끊기 어렵고, 중독 당사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 피해 가족에 대한 지원까지 국가가 책임지는 통합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약 문제를 범죄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예방과 재활을 중심으로 한 국가적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사람의 중독이 개인을 넘어 가족 해체와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 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과 지속적인 재활에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는 '마약 예방 및 재활에 관한 법률안' 입법 추진에 나선 송충근 마약범죄학 석사와 만나 마약 대응 정책의 전환 필요성과 법안에 담긴 예방·재활·피해 가족 지원 방안, 그리고 국가 통합관리체계 구축의 방향을 들어봤다.
다음은 송충근 입법추진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위원장님께서는 왜 지금 '마약 예방 및 재활에 관한 법률안'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대한민국의 마약 문제는 더 이상 일부 사람들의 일탈로 볼 수 없습니다. 청소년과 직장인, 전문직, 자영업자 등 사회 곳곳으로 마약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사회적 재난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경찰 수사와 검찰 기소, 법원 재판, 교정시설 수용 등 처벌 중심의 대응에 집중해 왔습니다. 반면 예방과 재활, 피해 가족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제는 국가정책도 처벌에서 예방과 재활까지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 마약재활교육사 3천명 양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율곡 선생은 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10만 양병설을 주장했습니다. 이순신 장군도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거북선을 준비했습니다. 두 분 모두 전쟁이 시작된 뒤가 아니라 오기 전에 준비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기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예방과 재활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저는 마약재활교육사 3천명을 국가가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교육정책이 아닙니다.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안보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예방교육을 특히 강조하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예방교육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입니다.
학교와 대학교, 공무원 조직, 군부대, 기업, 교정시설, 지역사회 등 전국 어디에서나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한 명의 교육사가 수천 명을 교육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예방이 재범을 줄이고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길입니다.
- 위원장님은 강남을 자주 예로 들고 있습니다.
강남은 대한민국 경제와 문화의 중심입니다. 세계 여러 도시를 보면 마약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한 사례가 있습니다. 서울도 예방에 실패한다면 미래에는 큰 사회적 위험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율곡이 왜란을 예견했듯이, 이순신이 거북선을 준비했듯이 대한민국도 지금 준비해야 합니다.
- 법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핵심은 일곱 가지입니다. 첫째는 국가 예방교육 의무화입니다. 둘째는 마약재활교육사 3천명 양성입니다. 셋째는 마약중독 피해 가족 지원입니다. 넷째는 국가 재활센터 설치입니다. 다섯째는 지역사회 재활 시스템 구축입니다. 여섯째는 사회복귀 지원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약청 신설을 통한 국가 통합관리체계 구축입니다.
이 일곱 가지가 따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예방과 재활, 가족 지원, 사회 복귀가 하나의 체계 안에서 작동해야 마약 문제를 장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 이 법이 국가 예산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약은 단순히 범죄에 그치지 않고 국가재정을 지속적으로 소모시키는 사회문제입니다. 현재는 경찰 수사에서 검찰 기소, 법원 재판, 교정시설 수용, 출소, 재범, 다시 수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의료비와 복지비, 생산성 손실, 가족 해체 등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합니다.
저희가 검토한 정책 시뮬레이션에서는 정부가 연간 약 1천억원을 투입해 마약재활교육사 3천명을 양성·운영할 경우 상당한 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정책 추정상 수사·재판·교정·행정 비용 감소에 따른 직접 예산 절감 효과는 연간 약 2천억원 규모입니다. 생산성 회복과 의료·복지 비용 감소, 가족 회복 등을 포함한 간접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약 1조원 규모로 추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연간 1천억원 투자로 약 1조2천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는 정책 시뮬레이션에 따른 추정치입니다. 중요한 것은 예방과 재활에 투자할 경우 마약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 마약재활교육사는 정부가 직접 운영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민간 공익재단과 전문 비영리기관이 정부와 협력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법률 제정과 예산 지원, 관리·평가를 맡고 민간 전문기관은 예방교육과 상담, 재활, 피해 가족 지원, 사후관리 등 현장 중심의 역할을 맡는 방식입니다.
현장은 민간이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데도 전문 민간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국회와 정부에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영웅은 전쟁터에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입법을 하는 사람도 영웅입니다. '마약 예방 및 재활에 관한 법률안'은 사람을 살리는 생명법입니다.
이 법을 통해 예방교육과 재활, 피해 가족 지원이 국가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다면 대한민국은 더욱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국민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방은 최고의 치료입니다. 재활은 최고의 치안입니다. 한 사람을 살리면 한 가정이 살아나고, 한 가정이 살아나면 대한민국이 살아납니다.
마약과의 싸움은 처벌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람을 살리는 재활과 '마약 예방 및 재활에 관한 법률안'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야 할 때입니다. 저는 이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가장 중요한 국가적 투자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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