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네팔 ‘녹색 미래’ 연다 친환경 프로젝트 위한 '녹색채권' 발행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 2025-06-11 09:39:20

기후변화 대응 위한 금융혁신 모델 제시… 기후위기 대응 글로벌 협력 강화
10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500억원 규모 녹색채권 발행 기념 행사 개최

10일 네팔 카트만두 야크앤예티 호텔에서 열린 녹색채권 발행 기념 행사에서 박태영 주네팔 대한민국 대사(왼쪽 세 번째), 크리슈나 바하두르 아디카리 NIFRA 최고경영자(가운데 왼쪽), 로라 얄라스요키 GGGI 네팔사무소장(가운데), 공무헌 코이카 네팔사무소장(가운데 오른쪽)과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가 녹색채권(기후변화 완화‧적응 및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되는 채권) 발행을 통해 네팔의 ‘녹색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코이카는 10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야크앤예티 호텔에서 글로벌녹색성장기구(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GGGI), 네팔 인프라은행(Nepal Infrastructure Bank Limited, NIFRA)과 함께 녹색채권 발행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녹색채권은 재생에너지 개발, 친환경 교통 인프라 구축, 기후 스마트 농업, 에너지 효율 개선, 기후변화에 강한 농업기술 보급 등 친환경 사업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특수목적채권이다. 발행 방식은 일반 채권과 비슷하지만 조달된 자금을 친환경 사업에만 쓴다는 점이 다르다.

10일 네팔 카트만두 야크앤예티 호텔에서 열린 녹색채권 발행 기념 행사에서 박태영 주네팔 대한민국 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의 정부, 공공기관, 개발은행, 민간 기업 등이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 전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녹색채권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2024년에는 녹색채권의 연간 발행 규모가 약 6,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5년 전체 지속가능 채권 발행액은 약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이카의 네팔 녹색채권 발행은 2024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지원한 아랄해 지역 친환경 재건사업에 이어 두 번째다. 코이카는 이를 위해 지난 4월 15일 네팔 카트만두 메리어트 호텔에서 GGGI, NIFRA와 ‘녹색채권 프레임워크 개발 및 채권 발행 지원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코이카와 GGGI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네팔 테라이 홍수평야 기후스마트 농업을 통한 기후복원력 제고 및 경제적 실향민 재통합 사업’을 통해 마호타리 지역의 학생들이 조기경보 시스템에 대해 배우고 있다. 

10일 공식 발행된 NIFRA 그린 에너지 채권은 7년 만기 이자율 6%에 총 50억 네팔루피(NPR)로 미화 약 3,600만 달러(한화 약 497억 원)에 해당한다. 발행 3일 만인 4일 사모(Private Placement) 청약 신청액이 배정액(30억 NPR)을 크게 상회하는 약 76억 NPR 규모에 달해, 미청약된 공모분(Public Applications)을 사모로 전환하여 8일부로 전 채권에 대한 발행을 종료했다. 그린에너지 채권의 거래 수익은 네팔 내 재생 에너지 및 청정 운송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네팔 녹색채권은 코이카와 GGGI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GGGI 네팔 테라이 홍수평야 기후스마트 농업을 통한 기후복원력 제고 및 경제적 실향민 재통합 사업(2022~2025년, 533만달러)’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코이카와 GGGI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네팔 테라이 홍수평야 기후스마트 농업을 통한 기후복원력 제고 및 경제적 실향민 재통합 사업’에서 여성 농민들이 현장 지도사들에게 토양 관리에 대해 배우고 있다.

테라이 지역은 네팔 농업의 중심지지만 홍수와 가뭄 같은 기후 재해에 취약해 주민들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귀국해 이 지역으로 돌아오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코이카는 지역 정부와 농민을 대상으로 ▲농업 분야 관련 지역 정부 및 농민 기후 재난 대응역량 강화 ▲지역 농민 대상 기후스마트 농업 역량 강화 ▲기후스마트 농업 모델 설립 및 관련 농업사업(agribusiness)에 대한 소규모 기후금융 지원 등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코이카는 이러한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지속 가능하고 장기적인 재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GGGI 및 NIFRA와 협력해 녹색채권 발행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네팔 녹색채권 발행은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기후변화에 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구조적 변화의 시작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발협력과 혁신 금융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국제개발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코이카와 GGGI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네팔 테라이 홍수평야 기후스마트 농업을 통한 기후복원력 제고 및 경제적 실향민 재통합 사업’의 농민 조직원이 농작물을 수확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코이카는 앞으로도 네팔 정부, GGGI, 민간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녹색채권을 비롯한 다양한 녹색 금융 수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네팔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코이카는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네팔에서까지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녹색채권이라는 혁신적 금융 수단을 활용해 더 많은 민간·공공 재원을 유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기 사업이 종료된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기후 대응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금융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네팔 최초의 공공 녹색채권 발행과 성과를 대중과 주요 이해관계자에게 공식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기념행사에는 박태영 주네팔 대한민국 대사, 공무헌 코이카 네팔사무소장, 아인 바하두르 샤히 터꾸리(Ain Bahadur Shahi Thakuri) 네팔 환경부 장관, 크리슈나 바하두르 아디카리(Krishna Bahadur Adhikari) NIFRA 최고경영자, 로라 얄라스요키(Laura Jalasjoki) GGGI 네팔사무소장 등 주요 인사를 포함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박태영 대사는 “작년 한국과 네팔이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을 맞은 데 이어 오늘은 네팔이 지속가능하고 기후 회복력 있는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며 “이번 녹색채권 발행이 네팔의 녹색 전환을 위한 더 많은 투자의 문을 여는 새로운 장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차수 기자 chasoo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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