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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에 참가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얼음구멍에서 산천어를 낚은 뒤 뛸 듯이 기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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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좋고 물 맑기로 유명한 강원도와 경기도에서는 강태공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색다른 손맛이 기다린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가 그것. 눈 덮인 산과 드넓은 얼음을 배경으로 하는 얼음낚시는 거친 풍랑을 헤치고 잡는 바다낚시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고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잠시 선계에 들어선 듯하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남편에게 주말마다 혼자 낚시 간다고 구박하던 아내도, 낚시터에 억지로 데려와도 흥미를 못 느끼던 아들도 직접 잡은 산천어 회 한 점이면 낚시마니아가 된다. 산천어·송어축제에서 가족과 눈썰매도 타고 드라이브도 하며 겨울을 만끽하자.
산천어축제_ 강원도 화천
매년 1월이면 강원도 화천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주말에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다. 산천어축제 때문이다. 축제기간 화천에는 주민 2만4000여명의 40배가 넘는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이번 축제는 내년 1월7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산천어축제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인 얼음낚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춰야 하는 루어낚시, 용기와 순발력이 필요한 맨손잡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얼음낚시는 지름 15㎝ 정도 크기의 얼음 구멍으로 한다. 관광객들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얼음판 위에 엎드려 구멍 속을 들여다보며 산천어를 낚는다. 얼음낚시터인 화천천은 수심 2m 정도의 맑은 강이라서 얼음 밑을 들여다보면 강바닥에서 유영하는 산천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축제 기간 중에는 매일 1~2톤 가량의 싱싱한 산천어를 화천천에 넣기 때문에 약간의 운과 실력만 있다면 누구나 다 한 두 마리씩은 건질 수 있다. 강태공뿐만 아니라 낚시 경험이 없는 어린이나 아가씨들도 산천어 얼음낚시에 매혹되는 이유다.
산천어 맨손잡기는 낚시터 인근 얼음 풀장에서 하는데 용기와 순발력이 필요하다. 숨막히는 추격전 끝에 산천어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루어낚시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어 낚시 전문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직접 잡은 산천어는 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무료 구이터에서 소금구이를 해먹어도 좋고 축제장 내에 있는 회서비스센터를 찾아가 회를 쳐서 먹어도 좋다.
즐길거리는 산천어 잡이뿐만이 아니다. 축제장에서는 봅슬레이, 스케이트, 얼음기차 등 다양한 겨울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눈사람광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눈사람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얼음 미끄럼틀은 30m 길이의 얼음을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사람들을 동심으로 안내한다. 눈조각장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아이들과 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설원을 시원하게 내닫는 눈썰매, 논두렁에서 타던 옛 추억을 되살려주는 얼음썰매,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얼음축구 등 다양한 재미가 가득하다. 중국 하얼빈 빙등제 관계자가 만든 거대한 얼음조각도 볼거리다.
산천어는 수온이 연중 20도를 넘지 않는 1급수의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토종민물고기다.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별미나 보양식으로 귀하게 대접받는다.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직접 잡은 산천어는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다.
세계적 축제로 도약
산천어축제는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일 산천어축제를 ‘겨울의 7대 불가사의’로 꼽았다. CNN은 “매년 1월 화천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를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얼음판으로 몰려든다”며 “추위에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 빙판 구멍에서 낚시를 하고 얼음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는 것은 불가사의”라고 보도했다. CNN이 꼽은 나머지 불가사의는 캐나다 오로라, 눈에 갇힌 런던, 스웨덴 순록 대이동 등 자연경관들이다. 사람들이 자연을 활용해 ‘불가사의’를 만든 것은 산천어축제가 유일했다.
화천군은 행사기간 2만여명의 동남아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남아 관광객 3000여명이 이미 숙박 예약을 완료했으며 최근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주요 숙박시설인 아쿠아틱리조트와 열차테마펜션의 경우 동남아 관광객들이 평일 예약을 선점해 내국인은 금·토요일만 숙박이 가능할 정도다.외국인 관광객이 2~3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10월 화천읍내에 면세점까지 들어섰다. 면세점에서는 토마토를 넣은 감자떡과 블루베리 커피, 산천어쌀국수 등 농특산물과 가공식품 20여 개를 판매하고 있다. 강원도에서 공항 면세점 이외에 면세점이 운영되는 곳은 군이 처음이다.
산천어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엔 130만명을 유치해 533억여원의 경제효과를 거뒀다.평창송어축제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아이스자전거와 스케이트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평창송어축제_ 강원도
평창송어축제가 해발 700m 하늘 아래 첫 동네인 강원 평창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22일부터 내년 2월5일까지 열린다.
송어축제의 백미는 송어 얼음낚시. 투명한 얼음위에서 오대천을 노니는 물고기를 보면서 잡는 낚시는 짜릿한 손맛이 일품이다. 오대산 맑은 물에서 자란 평창 송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살이 단단하고 맛이 뛰어나며 힘이 세 손맛을 더한다.
싱싱한 송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나 구이로 요리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행사장 곳곳에는 송어 요리 시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지역주민들이 준비한 송어만두, 송어어묵 등을 함께 맛보면 금상첨화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얼음골프와 컬링 등 이색 겨울스포츠는 가족의 단결력과 협동심이 꼭 필요한 체험거리다. 송어맨손잡기, 얼음썰매, 얼음카트, 얼음기차, 스노래프팅 등 즐길거리도 좋은 추억을 선사한다.
국내 제일의 ‘눈마을’로 불리는 평창의 새하얀 설원을 눈과 가슴에 가득 담아가는 것도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 눈썰매와 봅슬레이를 타거나 깨끗한 눈 위에서 마음껏 달리고 뒹굴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아이스범퍼카와 아이스ATV, 아이스카트, 스케이트 등 얼음체험도 마련됐다. 각종 안전시설을 구비해 아이들도 맘 놓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여유가 있다면 행사장 주변의 양떼목장과 눈꽃마을 등에서 승마와 개썰매 체험, 목장관광 등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인근의 스키장과 동해 해맞이 관광, 겨울 산행 등과 연계해 방문하는 것도 좋다.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입을 벌린 호랑이 모양의 얼음조각상에 얼굴을 집어넣고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_경기도
구제역으로 열리지 못했던 포천 동장군축제가 2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경기도 포천시는 31일부터 한달간 백운계곡에서 ‘제8회 포천 백운계곡 동장군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는 ‘은송어 겨울 낚시’라는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 먹을거리를 선사한다.
행사장에는 3000명이 이용 가능한 대형 얼음낚시터를 조성해 강태공들을 유혹한다. 백운계곡의 맑은 물에서 하는 송어낚시는 강에서 하는 낚시와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볼거리도 대폭 확대했다. 행사장에는 5개 대형 얼음기둥 작품과 수십 개의 얼음조각품을 배치했다. 동장군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멈춰있으면 동장군이 얼음으로 변한다는 스토리텔링도 접목시켜 아이들에게 신나게 놀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체험거리로는 추억의 놀이터, 전통팽이, 얼음썰매, 계곡눈썰매 모닥불피우기, 추억의 먹거리, 팝콘나무만들기, 나무놀이공예 등이 마련됐다. 얼음성 놀이동산에서는 얼음미로 통과하기, 이글루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제5군단과 함께 하는 ‘군 최신장비 전시와 어린이 병영체험 행사’가 열린다.
행사기간 추억의 향토음식잔치도 마련돼 관광객에게 지역의 맛과 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동갈비협회는 주말마다 ‘이동갈비 할인행사’를 한다.
축제장 인근에 있는 산정호수관광지구, 일동온천관광지구는 물론 포천아트벨리, 허브아일랜드, 아프리카박물관 등 대표적인 테마공원도 방문하면 좋다.얼음꽃 송어축제장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자연이 만든 얼음기둥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진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청평얼음꽃송어축제_ 가평군
청평얼음꽃송어축제가 22일부터 내년 2월5일까지 경기 가평군 청평면 안전유원지 얼음꽃축제장에서 열린다.
얼음꽃축제장은 북한강 지류인 조종천 하류를 막아 얕고 넓은 유수지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주변에 얼음꽃이 만발해 가족들과 사진 찍기 좋다.
행사장에는 얼음꽃 포토존이 마련돼 호명산 줄기 산자락에 만들어진 화려한 얼음기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야간에는 화려한 불빛이 얼음꽃을 비추는 아름다운 야경이 가족과 연인들에게 추억을 선사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추억의 썰매장, 얼음 위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을 마련했다. 송어회, 송어구이는 물론 돼지고기 바비큐, 해물파전 등 푸짐한 먹을거리도 준비돼있다.
주변에는 중앙내수면연구소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철갑상어, 비단잉어, 향어 등 희귀 민물고기들의 양식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남이섬, 아침고요수목원, 쁘띠프랑스 등도 함께 둘러보기 좋다.
뉴스룸 = 박형재 기자 news34567@segye.com
- 기사입력 2011.12.16 (금)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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