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편의점
문수정
구름에게도 최저 시급이 있을까
구름편의점 점장이 되고 싶다
판매 목록에 상상과 몽상 공상이 놓여있다
아이들이 발랄하게 문을 열면
상상이 생물처럼 꿈틀댄다
상상은 너무나 가벼워서
나비처럼 진열대 위까지 둥둥 뜬다
상상을 풀어좋으면 가식이 없어서
우주까지 날아오를지 모른다
네모난 상상 길쭉한 상상 둥근 상상 알록달록한 상상…
모양과 색과 크기와 맛이 전부 다르다
상상을 사 가는 사람들 중에서
아이들이 오면 난 즐겁게 정신이 없다
자정부터 새벽까진 몽상을 사러 온 사람들이 많다
편의점에 들어오는 즉시
불면과 불만족
불평과 불안을 들킨다
꿈 같은 현실
현실 같은 꿈이 뒤섞인 표정
몽상을 투 플러스 원으로 구매한다
그들은 꿈에서도 쓸 수 있는
여유분이 필요하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
몽상은 공상을 곁들인 묘미를 갖는다
기체가 되거나 액체가 되거나
말랑말랑한 젤리가 되는데
가끔 기형도 끼어 있다
먹거나 품거나 찢어발겨도
싱싱하게 살아있는 몽상
형식이 될지 내용이 될지 모르지만
매번 완판이다
각자만의 특별한 몽상을 사가는 데
어떤 예술가는 몽상에 빠지는
몽상이 개발자가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매일매일 구름편의점은 호황이다
낮엔 아이들이 북적이고
한밤엔 먹구름이 잔뜩 긴 얼굴들이 출몰한다
기계처럼
혹은 유령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쭈뼛쭈뼛 서성인다
구름편의점이 점점 더 늘어난다
혼자 끙끙거리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상과 몽상 공상의 유통기한은 자꾸자꾸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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