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그룹 “회견직전에 알아”
‘열세 확인한 것 아니냐’ 분석도
경쟁후보 양재생, ‘미래세대 청년 스타트업 위한 100억원 기부’ 공약도 영향 미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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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부산상의 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치를 예정인 제25대 부산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요지의 ‘25대 회장선거 불출마선언 입장문’을 읽고 있다. 신정택(왼쪽, 세운철강 회장) 부산상의 고문과 박용수(골든블루 회장) 부산상의 수석부회장이 배석했다. |
[로컬세계 부산=글·사진 전상후 기자]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5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연임을 위한 차기 회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장 회장은 이날 오후 부산상의 회의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25대 부산상의 회장선거 불출마 선언 입장문을 통해 “지역상공계의 화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불출마하겠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부산상의 회장선거는 지난달 23일 출마선언을 한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회장으로 단독 추대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장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3년 전 치열한 경선의 후유증으로 지역경제계의 갈등과 분열이 반드시 따라오는 것을 우리는 3년간 충분히 경험한 만큼 저의 물출마선언이 마중물이 되어 향후에도 부산상의 회장만큼은 합의추대를 통해 결정되는 아름다운 전통이 마련되길 간곡히 기원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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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택(세운철강 회장) 전 부산상의 회장이 막후조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오늘 장인화 회장의 ‘불출마 선언’은 부산경제계의 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장이 될 것”이라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장 회장은 이어 “차기 회장으로 추대될 양재생 회장께서 부산경제의 재도약과 지역경제계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장 회장의 불출마 선언에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신정택(세운철강 회장) 부산상의 고문과 박용수(골든블루 회장) 부산상의 수석부회장이 막후조정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문일답 때 “공개지지 기자회견을 통해 장 회장 추대론을 주장했던 초선 의원그룹의 일부 반발과 솔직히 ‘판세분석 결과 열세’가 확인됐기 때문에 사퇴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라고 하면서도, “다만, 선거 유불리를 떠나서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달 초순 초선의원 그룹의 장 회장 공개지지 추대론에 대해서도 “(후유증이 많은)선거는 하지 말자는 뜻이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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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생 은산해운항공그룹 회장이 지난달 23일 부산상의 기자실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
이에 더해 지난달 23일 뒤늦게 경선에 뛰어든 경쟁자인 양 회장이 “회장에 당선될 경우 부산 상공계 미래세대를 위한 ‘청년 스타트업 지원 펀드’ 등에 사용되는 용도로 100억원을 기부하겠다”라고 통 큰 기부 약속을 지난 4일 한 지방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히며, 당선은 물론 부산상의의 대화합을 통한 ‘국내외 대기업 유치’ 등 부산경제 제2의 도약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게 지역상공계를 자극, 상의의 전현직 원로들이 적극 나서서 현직 장 회장의 ‘불출마 선언’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에 배석한 신정택 전 부산상의 회장은 “오늘 장 회장의 ‘불출마 선언’은 부산경제계의 역사를 새롭게 만드는 장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추대나 출마라는 게 혼자만의 생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며, 제가 지난 며칠 동안 두 분을 다 만나서 합의점을 도출했다”라고 설명했다.
장 회장이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제25대 부산상의 의원 120명을 뽑는 선거도 내부 조율을 거쳐 무투표 당선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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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범내골교차로 인근에 위치한 부산상공회의소 전경. |
이와 관련, 장 회장은 “내달 초 상의 의원 후보 등록이 종료되면 양 회장과 협의해 투표 없이 진행되도록 잘 조율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영활 부산상의 부회장은 “120명을 뽑는 의원선거의 경우 지도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원 이상의 후보자가 등록할 경우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는데, 일단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상의는 이달 중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이달 말부터 3월 초까지 제25대 상의 의원 후보 등록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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