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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국회의원 보궐 선거 5곳 중 유일한 야당 당선자 일본 유신회 하야시 유미 씨.(사진= 하야시 유미 당선자 홈페이지 캡처) |
[로컬세계 = 이승민 특파원] 지난 23일, 중간평가 성격인 일본의 보궐선거에서 집권당인 자민당이 5개 지역 가운데 4곳에서 승리했다. 기시다 총리 테러사건이 발생한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야당이 승리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치러진 중의원 지바 5구, 와카야마 1구, 야마구치 2구와 4구, 참의원 오이타 선거구 등 총 5곳 가운데 자민당은 와카야마 1구를 제외하고 4곳에서 의석을 확보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 민주당은 1석도 획득 못하고 전패했다.
중의원 야마구치 2구와 4구에선 2곳 모두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관계가 있는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공석이 된 야마구치 4구에서는 자민당의 요시다 신지(38吉田真次) 전 시모노세키 시의원이 당선됐다. 요시다는 아베 전 총리를 잇는 후보라고 강조했으며 아베 전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의 지지를 얻어 압승했다.
기시 노부오 전 방위상의 장남이자 아베 전 총리의 조카인 자민당의 기시 노부치요(31 岸信千世) 후보는 야마구치 2구에서 민주당 정권에서 법상(법무부 장관)을 지낸 히라오카 히데오를 이겼다.
올해 31살인 노부치요는 후지TV 기자로 일하다가 방위상인 아버지의 비서관을 지내며 정치에 입문했다.
야마구치 2구는 노부치요의 아버지인 기시 전 방위상이 지병을 이유로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곳에서 아들이 당선되어 사실상 정치 권력 세습이 된 형태가 되었다.
참의원 오이타 선거에서도 자민당의 시라사카 아키(白坂亜紀·56) 후보가 입헌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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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바 5구 당선자 에리 알피야.(사진 = 당선자 홈페이지) |
자민당 의원이 정치자금 문제로 불명예 퇴진한 중의원 지바 5구에서는 정치 신인인 자민당 에리 알피야(34 英利アルフィヤ) 후보가 입헌민주당 후보 야자키 겐타로(矢崎堅太郎)를 제치고 당선됐다. 알피야 당선자의 부모는 모두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 위구르족으로 1999년 가족 모두 귀화해 일본 국적을 취득했다.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후보 지원 연설 직전에 폭발물 투척 사건이 터진 지역인 와카야마 1구에서만 유일하게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하야시 유미(林佑美·41) 후보가 당선됐다. 폭발 사건이 자민당에 대한 동정표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자 5명 중 4명이 30~40대이고 3명이 여성이어서 고령자와 남성 위주였던 정치판이 새롭게 바뀌어간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보궐선거와 함께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시구초손(市區町村)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통일지방선거 '후반부' 선거도 치러졌다. 지난 9일 치러진 '전반부'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우익 계열 야당인 일본유신회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일본 유신회는 지역정당·오사카 유신회라는 혹평을 넘어 오사카에서의 지사선, 시장선 승리에 더해, 오사카부의회, 오사카시의회에서 과반수의 의석을 획득했다.
또 나라현 지사를 당선 시켰고, 이번에는 와카야마에서 국회 의석을 얻었다.
기초지자체 294곳의 지방의원을 새로 뽑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4년 전 113명이었던 당선자 수를 256명으로 2배 이상 늘렸다. 효고 교토 나라의 각 부현 의회선거에서도 의석을 대폭 늘리고 수도권 가나가와현 의원 선거에서 6의석을 획득했다. 도부현 의원 당선자는 개선 전 57명에서 124명으로 두배 이상 늘어 전국 정당 진출의 발판이 만들어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집권 자민당은 지방의원 당선자가 698명에서 710명으로 소폭 증가했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지방의원 891명을 배출했다. 공산당 소속 지방의원 당선자는 560명, 입헌민주당 당선자는 269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정당에 속하지 않은 무소속 당선자가 3천679명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다. 정령시(政令市·일부 자치권이 있는 대도시)를 제외한 시장 88명을 뽑은 선거에서는 여성 후보 7명이 당선됐다. 이는 2019년 선거의 6명보다 1명 늘어난 역대 최대다.
도쿄 도내에서는 새롭게 2명의 여성 구청장이 탄생해, 도쿄 23구의 현직 여성 구청장은 과거 최다의 5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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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연소 시장 당선자 다카하시 료스케.(사진 = 당선자 유튜브) |
아시야시장(芦屋市長) 선거에서는 26세의 무소속 신인 다카시마 료스케(高島 崚輔) 씨가 현직 이토 마이 시장(53)을 꺾고 효고현 아시야시 시장에 당선이 되어 최연소 시장 당선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1994년에 27세로 당선된 도쿄도 무사시무라야마시(武蔵村山市)의 시다타 코타로(志々田浩太郎) 씨가 가장 젊었다.
1997년 2월 오사카 미노오시 출생으로 올해 만 26세 2개월인 그는 1947년 일본에서 시장직선제 실시 이후 최연소 시장이 된다.
다카시마 당선자는 지역 고등학교 졸업 후 2015년 일본 도쿄대와 미국 하버드대에 동시에 합격했다. 입학 시기가 빠른 도쿄대에 입학 했다가 자퇴한 뒤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하버드대에서는 환경공학을 전공하며 전세계 신재생에너지 도입 현장을 찾아다니며 연구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효고현 아시야시를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국제 문화 주택 도시로 만들겠다”고 시민들에게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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