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우리 삶에 큰 도움을 주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딥페이크’는 심각하다. 딥페이크는 AI 딥러닝 기술을 악용해 사람의 얼굴이나 이미지를 합성·편집하여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허위 영상물이다. 최근 ‘챗 GPT’ 등 AI 기술 확산과 맞물려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의 지원을 받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었다. 피해 사례는 1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고, 피해 영상물 삭제지원 건수도 30만 건을 넘었다. 특히 합성·편집 피해가 227.2% 급증했고, 피해자의 92.6%가 10~20대, 96.6%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발간한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디성센터 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1만 305명으로 전년 8,983명 대비 14.7%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7,428명(72.1%), 남성 2,877명(27.9%)이며, 연령대별로는 10대 2,863명(27.8%)과 20대 5,242명(50.9%)이 전체의 78.7%를 차지했다. 피해 유형 중 딥페이크를 활용한 합성·편집 피해 건수는 1,384건으로 전년 423건 대비 227.2% 늘었고, 전체 피해 비중도 2.9%에서 8.2%로 급증했다.
디성센터는 지난해 8월 ‘딥페이크 성범죄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 피해 지원과 수사 의뢰에 적극적으로 임했고,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사실은 여성의 얼굴과 신체가 주로 표적이 됨을 보여준다. 딥페이크 영상은 실사와 구분이 어려워 가짜뉴스뿐 아니라 성범죄에도 광범위하게 악용된다. 따라서 단속, 처벌, 예방교육 강화와 피해자 지원 등 종합적이고 강력한 범국가 전략이 필요하다.
2024년 디성센터 전체 삭제지원 건수는 33만 2,341건으로 전년 27만 5,520건 대비 20.62% 증가했다. 불법 촬영물과 성 착취물은 30만 237건으로 전체의 90.3%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25.9%는 성명, 연령, 주소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피해자의 신상정보도 삭제 지원이 가능해져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딥페이크 성범죄는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대상자 의사에 반하여 합성하거나 유포하는 행위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가 적용된다. 사이버플래싱 등 다른 디지털 성범죄와 함께 청소년도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이 심각하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10대로, 연쇄적 복제와 광범위한 유포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최근 텔레그램 ‘지인 능욕방’ 운영자는 딥페이크 영상 1,275개를 유포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전국 법원 1심 판결문 152건을 검토한 결과, 절반가량인 47.17%가 집행유예였고, 실형은 42.77%, 벌금형은 6.92%였다. 법원의 낮은 형벌은 딥페이크 성범죄의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AI 기술 발전, 사회적 인식 지체, 학교 교육 부재 등 복합적 요인이 결합되어 피해가 발생하므로 가정, 학교, 정부, 기업, 법원이 모두 합심해 범국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해야 한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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