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이승민 특파원]지난 3일 요코하마 구보산묘지 위령비 앞에서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에게 학살 당한 조선인 희생자를 위한 추도회가 열렸다.
‘요코하마YMCA’, ‘가나가와인권센타’, ‘가나가와현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 등 민간단체 200여명이 참여한 이 행사는 헌화, 묵념, 추도사, 증언, 추모의 노래, 살풀이춤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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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본인이 추도식 중 위령비 앞에서 헌화하고 있다. 이승민 특파원. |
추도회를 주최한 야마모토 스미코 씨는 “우연히 관동대지진에 대한 책을 보다가 당시에 조선인들이 일본인들에게 무참하게 학살되었다는 기록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선인 학살사건의 진상을 확실하게 밝혀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을 위로해 드리는 일이 남은 여생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도사에서 다구치 츠토무 YMCA 대표는 “조선인을 학살한 이 사건은 엄연한 국가적이고 민족적인 범죄행위이다. 이러한 엄청난 역사적인 사건을 일본정부는 지금까지 은폐해왔다. 이제 우리들이 나서서 이 진실을 밝히고 알려 다시는 이런 비참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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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 중에 요코하마 조선학교 중학생들이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이승민 특파원. |
요코하마 조선학교 중학생들이 검정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고 나와 ‘아리랑’과 ‘반달’을 불러 추모했고 무용가 조화선 씨가 나와 살풀이를 추어 영령을 위로했다.
1923년 도쿄 요코하마를 중심한 간토지방에 진도 7.9의 대규모 강진이 일어났다. 건물붕괴는 물론 도시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고 정부조직은 마비가 되었다. 이 와중에 ‘조선인들이 불을 지르고 약탈을 하고 폭동을 일으킨다’는 근거 없는 괴소문이 나돌아 곳곳에서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을 무참히 살해했다. 군과 경찰까지 가담했던 국가적인 학살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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