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이승민 기자] 전통적 가업을 지키려는 아버지와 혁신을 추진하려는 딸의 갈등으로 국내외 관심을 모았던 오츠카가구의 ‘父女전쟁’은 딸의 승리로 종지부를 찍었다.
오츠카가구는 27일 오전 10시에 주주총회를 연 결과 구미코 사장이 61%의 지지를 얻어 가결됐다고 밝혔다.
1969년 설립된 오츠카 가구는 일본 명문가구로 전국에 대형 매장을 설치 운영하고 있고 한국에도 유명브랜드 가구로 이름이 나있다.
창업자 오츠카 회장(71)은 2009년 장녀 쿠미코에게 사장직을 물려줬다. 온라인 판매와 이케아 등의 대형 외국 브랜드의 등장으로 매출이 떨어지던 오츠카가구를 회생시켜보고자 했다.
지금까지 오츠카가구는 일본 가구점으로는 드물게 멤버십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고객은 고객카드를 작성한 후 직원의 안내를 통해서만 상품을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쿠미코 사장이 소비자들은 간섭 받기를 싫어한다는 이유로 기존의 경영방식을 뒤집자 오츠카 회장이 이사회를 소집, 딸을 사장직에서 해임하고 이사로 강등시켰다.
오츠카 회장은 딸의 모든 경영정책을 원점으로 돌리고 구미코를 지지하던 경영진도 물갈이 해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회사는 적자만 늘었다.
투자자들은 전통보다 실리를 선택했고 이사회는 지난 1월 28일 구미코를 다시 사장으로 추대했다.
쿠미코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오츠카는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는 이케아와 니토리가구에 대항하기 위해 중산층으로 소비자를 확대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 오츠카 회장은 “내인생의 최대실수는 딸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라고 말해 국내외에 관심이 집중됐다.
회사경영을 놓고 부녀간의 충돌은 일본에서도 상당히 드문 일이다. 부모의 가업을 그대로 이어받아 승계하고 전통을 지키는 것이 일본 기업들의 전형적인 경영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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