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자신들의 오키나와 점령과 일본이 악마가 되어 실행한 731부대의 생체실험 및 세균전과 화학무기에 관한 연구 결과물을 독식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중국과 소련을 만주와 북한, 사할린과 쿠릴열도를 할애해 주면서 달래는 동안 같은 동맹이던 영국은 무엇보다 아시아 시장의 통로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해결 방안으로 99년 동안 홍콩을 조차하기로 청나라와 맺은 조약이 유효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지금처럼 글로벌 세상이 아니다 보니 영국으로서는 유럽의 잉여생산물을 판매할 실질적인 통로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 영국의 입장을 잘 아는 미국은 중국이 만주를 차지하는 대가로 홍콩을 개방하도록 암묵적으로 유도한다. 그리고 그런 암묵적 유도는, 청나라 역사가 중국 역사라서 청나라와 맺은 영국의 조약을 이행하기 위해 영토를 내주는 아픔을 감수한다고 하면서, 1997년까지 홍콩을 영국에 조차해줌으로써, 청나라가 중국 역사라는 국제적인 인식을 얻어낸다는 중국의 욕심과 맞아떨어졌다. 중국은 청나라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고 만주까지 얻을 수 있다는 횡재 앞에서 기꺼이 1997년까지 홍콩을 영국에 조차해 준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연합국의 동북아 영토 유린은, 조상 대대로 만주에 살면서 만주를 지켜오고, 그 안에서 고유한 영토문화를 꽃피우며 찬란한 역사를 이어오던, 만주의 문화와 역사 주체이자 영토문화주권자로 당연히 영토권자가 되어야 했던, 우리 한민족은 말 한 마디 못 하고 만주를 중국에 내주고 말았으며, 그런 파렴치한 일을 꾸민 주체가 미국이라는 것이다.
미국 주도하에 연합국이 동북아 영토를 유린하자 당연히 독립시켜야 할 오키나와를 포함한 류큐제도의 류큐국과 홋카이도와 사할린, 쿠릴열도의 아이누족을 독립시킬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자 미국은 오키나와는 물론 홋카이도를 일본에 잔류시키는 엄청난 실수를 범한다.
이미 아이누족의 영토인 쿠릴열도와 사할린을 소련에 넘겨준 입장에서, 홋카이도마저 소련에 넘겨주면 소련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판단이었다. 더더욱 만일 아이누족을 독립시키면 당연히 류큐국도 독립을 시켜야 했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미국이 점령해야 하는데, 류큐국을 독립시키면 그렇게 할 수 없기에 홋카이도를 일본에 잔류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오키나와와 류큐 열도마저 일본에 잔류시킨 것이다. 그 덕분에 패전국 일본은 승전국보다 더 엄청난 영토를 거저 얻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홋카이도와 오키나와가 일제에 강점당한 시기와 비슷한 1868년 일본 메이지 유신 당시 일제에 강탈당한 우리 대마도마저 일본에 그대로 잔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런 영토 유린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연속해서 미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만주를 중국에 할애하는 바람에, 국공내전에서 참혹하게 밀려나던 모택동의 공산당은 만주까지 도망쳐 기사회생한다. 물론 만주가 모두 중국으로 귀속된 것은 아니다. 만주의 일부인 연해주는 베이징 조약에 의해서 러시아에 할애되었다. 1860년 10월 18일, 청나라와 제2차 아편 전쟁을 치른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베이징의 자금성에 입성하였다. 전쟁에서 패한 청나라는 공친왕을 대표로 내세워 영국과 프랑스와 불평등조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교전 당사자가 아닌 러시아까지 조약을 중재했다는 핑계로 끼어들어 청나라와 베이징 조약을 체결하고 러시아는 만주의 일부인 우수리강 동쪽인 연해주를 차지했다. 만일 청나라가 중국 역사가 맞고, 중국이 만주를 차지하는 것이 정당했다면, 당연히 러시아가 청나라로부터 강탈한 연해주를 반환하라고 해야 옳다. 하지만 중국은 만주가 자신의 영토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다 보니, 연해주 역시 자신들의 영토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공연히 소련의 비위를 건드리기 싫어서 아무 말 없이 연해주를 제외한 만주를 할애해 주는 미국에 감사하며 만주를 강점하고 만 것이다.
그 덕분에 소련은 연해주를 바탕으로 건설된 부동항을 이용해 엄청난 해상 활동을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연해주가 북한 두만강과 맞닿아 있다는 지리적인 점을 활용하여, 북괴를 사주하여 6‧25 남침을 일으키는 물자를 지원하는 통로로 사용했다. 그 바람에 미국은 북괴의 6‧25 남침에 UN군을 파견하여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우방국들의 죄 없는 수많은 젊은이의 피를 뿌렸을 뿐만 아니라 재산상으로도 엄청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공내전 당시 만주를 발판으로 기사회생한 모택동의 중공은 난하 서쪽의 중국 대륙과 난하 동쪽의 만주까지 통치하며 나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서, 경제는 물론 군사적인 측면에서도 명실상부하게 미국의 가장 큰 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중국이 지금보다 조금만 더 발전한다면 모름지기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 미국이 누리는 지위를 중국이 누릴지도 모른다. 국제 관계라는 것이 이익을 남겨주는 나라로 기우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나마 미국이 국제 시장에서 큰소리칠 수 있는 요인은 엄청난 소비시장 덕분이다. 그런데 기하학적인 인구를 보유한 중국이 잘살게 되면 소비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며, 모든 나라들이 중국으로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영토문화의 문화주권자인 영토문화주권자가 영토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영토문화론에 의한 문화영토론의 원칙을 무시한 채 동북아 영토 유린에 앞장서서 만주를 중국에 할애한 미국이 가슴 저리고 뼈에 사무치도록 겪어야 할 부메랑인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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