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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자들이 함 아무개 할머니집에 쌓여 있는 생활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로컬세계 |
[로컬세계 이종덕 기자]서울 서대문구 홍제1동에서 수집벽으로 고통 받던 한 할머니가 주민센터와 주민들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해결하고 새롭게 새해를 출발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올해 79세의 함 모 할머니는 2003년부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호자 없이 홀로 지하 셋방에서 생활해 왔다. 평소 슬픈 기색을 보였지만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꺼려해 자세한 집안 형편은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홍제1동 박영갑 동장이 할머니 병문안을 하던 차에 거주 환경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집 안에 들어선 동장은 현관부터 방까지 발 디딜 틈 없이 쌓여 있는 까만 비닐봉지에 놀라움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홍제1동 주민센터는 주 3회 가정방문을 통해 집 안 청소와 병원 치료를 권했다. 그리고 8개월간의 설득 끝에 지난해 10월 말 3톤가량의 생활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했다.
또 지역 내 정신과 의원으로부터 진료의뢰서를 받아 할머니가 서울시립병원에서 2주간 입원 치료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할머니가 입원한 기간 동안 홍제1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새마을협의회 이웃 주민들이 힘을 모아 곰팡이로 얼룩져 있던 벽을 도배하고 장판 싱크대 고장 난 전등을 교체했다. 홀몸 어르신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소식에 한 이웃 주민은 가스레인지를 지원해 주기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저장 강박증을 앓던 할머니는 입원치료 후 약을 복용하며 집 안을 더 이상 쓰레기로 채우지 않고 있다.
현재 박 동장은 출퇴근길에 수시로 할머니를 찾아 안부를 묻고 건강을 확인하고 있다. 물심양면 할머니를 지원한 홍제1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 김동호 위원은 “이웃 홀몸 어르신을 도울 수 있어 기쁘고 앞으로 더 많은 분들께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생겼다”고 말했다.
함 할머니는 동장님과 이웃들이 자신을 살려 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이제 병도 고쳤으니 깨끗하게 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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