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의 도라지꽃
이승민
뒷동산 언덕배기에 그리움이 깊어지면 보랏빛 등불 하나둘 켜진다
어머니의 비녀 끝처럼 산마을에 흐드러지게 피던 꽃
하늘 한 조각 땅에 떨어져 초록 잎사귀를 달고 피어난 걸까
뜨거운 한낮의 볕을 견디며 기어이 고운 빛깔을 길어 올렸구나
바람이 치맛자락 흔들면 흙먼지 묻은 기억들이
조잘조잘 쏟아질 것만 같은데 도라지꽃은 말없이 먼 하늘만 본다
세월은 나를 멀리 데려왔어도 눈 감으면 어김없이 피어나는 꽃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내 유년의 가장 순수한 색깔
옛집의 문창살 냄새와 부엌에 끓던 보리차 향기가
금방이라도 번져 나올 것만 같아 여린 꽃잎 하나에 묵은 추억을 얹어본다.
故郷のキキョウ (고향의 도라지꽃)
李勝敏
裏山の丘に 恋しさが募れば 紫色の灯火が ひとつふたつと灯る
母の簪の先のように 山里に 咲き乱れていた花
空の一片が 地に落ちて 緑の葉をまとい 咲き出でたのだろうか
熱い真昼の陽射しに耐え ついに 麗しい色を汲み上げたのだね
風が スカートの裾を揺らせば 土埃にまみれた記憶が
ちくちくと溢れ出しそうなのに
キキョウの花は 物言わず 遠い空ばかり見ている
歳月は 私を遠くへ連れてきたけれど 目を閉じれば 決まって咲き薫る花
消そうとしても 消えはしない 私の幼き日の 最も純粋な色
古い我が家の格子窓の匂いと 台所で沸いていた 麦茶の香りが
今にも 漂い出してきそうで か
弱き花びら一枚に 古びた思い出を重ねてみ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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