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정비·드론·미래모빌리티 교육 강화 움직임
“산업도시 넘어 기술인재 도시로”…정주형 인재 육성 과제
[로컬세계 = 박종순 기자]우주항공 산업 경쟁 역시 결국 사람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만으로는 지역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지방정부들은 산업과 교육을 연결한 미래 인재 육성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 사천시도 변화 흐름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벨트가 확대되면서 교육 현장 역시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항공정비(MRO)와 드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산업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이 확대되며 ‘우주항공 인재 도시’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다.
사천은 국내 대표 우주항공 산업도시로 꼽힌다. KAI 본사를 중심으로 항공기 생산과 정비, 부품 산업이 집적돼 있고, 정부 역시 우주항공청 개청 이후 서부경남권 우주항공 산업 육성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 구조 변화는 교육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항공우주 분야 인재 양성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는 항공정비와 항공부품 분야 실습 교육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특성화고 역시 드론과 항공정비 관련 교육 과정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 이론 중심 교육보다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실습형 교육 강화 흐름이 뚜렷하다. 항공산업 특성상 실제 장비와 시스템 이해도가 중요해지면서 산업체 연계 교육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관계자는 “항공정비 분야는 실습 경험이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수요에 맞춘 장비 교육과 현장 중심 훈련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현장에서도 변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경남 지역 일부 특성화고에서는 드론 조종과 항공설계, 3D 모델링 교육 등을 접목한 진로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사천의 한 특성화고 학생은 “예전에는 항공산업이 일부 전공자만 가는 분야처럼 느껴졌는데 학교에서 드론과 항공설계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됐다”며 “지역 안에서 관련 산업으로 취업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이 커진 이유”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직업교육 확대를 넘어 지역 생존 전략과도 연결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청년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도시 경쟁력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주항공 산업이 장기간 연구개발과 전문 인력 축적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지역 기반 교육 생태계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산업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남 지역 한 교육 전문가는 “우주항공 산업은 숙련 기술과 연구 인력이 동시에 필요한 분야”라며 “산업과 교육, 정주 환경이 함께 연결되지 않으면 지역 인재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수도권 중심 취업 선호 현상이 여전히 강한 데다 지방 대학과 교육기관의 인프라 경쟁력 격차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년층이 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와 문화, 교육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천의 실험은 단순한 산업도시 성장 전략을 넘어선다. 우주항공 산업과 교육을 연결해 지역 안에서 미래 기술 인재를 길러내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사천형 우주항공 교육 모델’이 새로운 지역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역 산업 경쟁력은 이제 공장 규모보다 사람을 얼마나 길러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천이 추진하는 우주항공 연계 교육 역시 단순 기술교육 확대가 아니라 지역에서 배우고 성장한 청년이 다시 지역 산업을 키우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에 의미가 있다.
박종순 기자 papa59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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