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매년 9월 렛츠런파크 서울을 뜨겁게 달구는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한국경마 최대 이벤트이자 국제경주의 중심축이다.
첫 시작은 2013년 9월 1일 서울9경주, SBS ESPN배 한일 경주마 교류경주였다.
굿윌컵 즉 친선경주로 시행되었던 해당 경주는 이듬해 싱가포르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며 아시아챌린지컵으로 확대됐다.
첫해에는 9세의 일본 경주마 ‘토센아처’에게 안방을 내주었고 2014년 역시 싱가포르의 ‘엘파드리노’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해외경마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지만, 2015년 드디어 한국의 ‘최강실러’가 전년도 우승마 ‘엘파드리노’를 제치고 우승을 거두며 한국경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장면을 만들어 냈다.
■ 페르디도포머로이, 스프린트 국제화의 문을 두드리다
2016년에는 한 해 2개의 국제경주가 렛츠런파크 서울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바로 6월의 한일전과 9월의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6월 5일, 서울8경주로 치러진 SBS배 한일전(G3)은 단순한 교류경주가 아니라 그해 9월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출범을 앞둔 사전 검증 무대의 성격이 강했다.
총상금 2억 5000만원, 1200m 단거리로 열린 이 경주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 스프린터들이 맞붙었던 무대로 한국경마가 국제무대를 향해 속도를 높이던 시기였기에 우리 경주마들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당시 일본에서는 오이경마장 소속 ‘드레드노트’, ‘키몬아발론’, ‘베스트위시’가 서울 원정길에 올랐다. 특히 중앙경마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었던 드레드노트는 중앙경마 27전 5승 등 풍부한 전적과 다양한 전개 능력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맞선 한국 경주마 진영도 만만치 않았다. 부산일보를 제패한 ‘감동의바다’, 명장 김영관 조교사의 ‘통일시대’, 두바이 원정 경험이 있던 ‘천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막상 게이트가 열리자 이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건 당시 3세였던 ‘페르디도포머로이’. 출발은 다소 불안했지만 김용근 기수와 좋은 호흡을 보이며 빠르게 선두권을 장악했다. 단거리 경주답게 초반 흐름부터 거칠었지만 ‘페르디도포머로이’는 밀리지 않았다.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최강실러’의 압박과 ‘감동의바다’의 추격이 이어졌지만 그는 1분12초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강실러’와 단 2분의1 마신 차였다.
일본의 원정마 중 키몬아발론, 드레드노트, 베스트위시는 모두 중하위권에 머무르며 한국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경주는 국적 대결을 넘어 한국경마가 국제 교류경주에서 경쟁력을 증명하고 획득해가는 과정의 한 장면이었다.
■ ‘실험’에서 ‘브랜드’로... 한국 이름을 단 독자적 국제경주 브랜드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이렇듯 초청 교류전에서 공식 국제무대로 진화해 온 한국의 국제경주는 2016년을 기점으로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를 런칭하며 한국경마 국제화에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10년이 흐른 지금 코리아컵은 인터내셔널 G2, 코리아스프린트는 인터내셔널 G3 지위를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코리아컵 우승마는 브리더스컵 더트마일, 코리아스프린트 우승마는 브리더스컵 스프린트 출전권을 자동 획득하는 챌린지 경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제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경주는 세계 최상위 더트 경주로 이어지는 중요한 관문이 됐다는 의미이다.
더이상 아시아 경마의 주변부가 아니라 세계 더트 경주 네트워크의 한 축으로 잡아가고 있는 한국 경마. 10년 전 한 마리의 젊은 스프린터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보여준 감동적인 장면은 한국경마를 국제화로 견인하는 신호탄이 되었고 그날의 열망은 이제 오는 9월 펼쳐질 코리아컵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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