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메탄올·핵심광물 산업단지로 미래 에너지 거점 구축
주거·전통시장·문화복합청사까지…사람 머무는 도시 실험
재원 확보·기업 유치 성패 관건…‘제2의 전성기’ 시험대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한때 대한민국 석탄산업의 상징이었던 태백시 장성권역이 대전환의 갈림길에 섰다. 장성광업소 조기 폐광 이후 지역 경제의 급격한 위축과 인구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태백시가 산업·주거·생활 인프라를 아우르는 권역 단위 재편에 나서면서 ‘석탄도시’의 정체성을 ‘청정에너지 도시’로 바꾸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이번 전환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이 아니라, 폐광 이후 도시의 존립 기반을 다시 세우는 구조 개편이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계기로 총사업비 약 3540억원 규모의 '태백시 경제진흥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시는 2030년까지 장성권의 체질 전환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은 청정메탄올 산업을 중심으로 한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축이다. 장성광업소 부지에는 약 2112억원을 투입해 바이오메탄올과 e-메탄올 생산 기반을 갖춘 제조시설을 조성한다. 석탄을 캐던 공간을 무탄소 연료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겠다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상철암아파트 일원에는 약 228억원 규모의 핵심광물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니켈·망간 등 재활용 핵심소재 회수 기업을 유치해 고부가가치 신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기존 고터실산업단지와 연계한 집적 효과를 노린다. 철암선탄장 일원에는 730억원을 투입해 청정메탄올 및 광물 물류시설을 구축, 생산–보관–운송을 일괄 체계화한다.
산업 전환과 함께 정주 기반 확충도 병행된다. 계산·문화·문곡아파트 일원 약 11만㎡ 부지에 470억원을 들여 근로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주택단지를 조성한다. 신규 산업 유입 인력의 안정적 정착과 기존 주민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상권 회복을 위한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도 포함됐다. 장성동 일원에는 55억원을 투입해 57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조성 중이며, 장성중앙시장은 총사업비 200억원 규모로 점포 리뉴얼과 청년 창업공간을 포함한 재건축을 추진한다. 산업과 소비가 연결되는 지역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생활 SOC 확충도 병행된다. 42년 된 장성동 노후 청사는 총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문화복합청사(제2청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행정복지센터 기능에 공연장·전시실·북카페 등 문화시설을 결합해 주민 공동체 거점으로 조성한다. 하수관로 정비사업 역시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산업단지와 주택단지 조성에 대비한 선제적 기반 정비다.
기대 효과는 분명하다. 신규 기업 유치와 상시 고용 창출, 인구 유입, 상권 회복 등 연쇄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폐광 이후 상징성을 잃었던 장성권이 미래 에너지 산업 중심지로 재정립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청정메탄올 산업의 시장 경쟁력과 기업 유치 성과가 계획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산업 전환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대규모 재정 투입에 따른 재원 조달과 사업 지연 가능성도 변수다. 기존 주민의 이주 문제와 생활권 변화에 대한 갈등 관리 역시 세심한 접근이 요구된다.
시 관계자는 “청정에너지 산업 기반 조성을 시작으로 주거·상권·생활 인프라까지 단계적으로 완성해 장성권을 일자리와 사람이 모이는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장성권 재편은 단순한 개발 사업이 아니라, 폐광 도시가 미래 산업으로 스스로를 재정의하는 실험이다. 석탄의 기억 위에 청정에너지를 쌓는 이 도전이 성공하려면 산업 경쟁력과 주민 수용성, 재정 지속 가능성이 동시에 확보돼야 한다. ‘제2의 전성기’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력에서 결정될 것이다.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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