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우 칼럼] 야구와 정치-백성(百姓)의 목소리(Ⅲ)

마나미 기자

| 2026-08-17 15:21:03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

필자는 야구 경기 중계방송 시청을 좋아한다. 우리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필자가 군에서 2월에 제대하고 3월부터 대학에 다닌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삼성과 mbc청룡의 경기로 시작되었다.

필자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고교야구 인기가 좋았다. TV도 아니고 라디오로 중계하는 고교야구 중계를 들으면서 많은 이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시절이다. 특히 하교 길 만원 버스 안에서 듣는 고교야구 결승전은 정말 흥미진진했었다. 그 당시 고교야구는 지금처럼 주말 시리즈가 아니라 어엿하게 동대문 구장을 차지하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중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거짓말처럼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그 자리를 프로야구에 넘겨주고 지금은 쓸쓸하게 치러지는 경기가 되어 마치 정권 잃은 정당처럼 뒷전으로 밀려나고 만 것이다.

언젠가 여당 중심인물 중 한 사람이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라고 발언해서 분분한 해석을 낳았는데, 그가 야당 시절에 많이 사용했던 말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자신을 다독인 말인지 아니면 누군가 들으라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백번 맞는 말 같다. 필자가 군에 가기 전에만 해도 프로야구가 생길 것은 생각 못 했고, 고교야구 인기가 한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한 순간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 존재조차 희미해졌듯이, 정권 역시 그 권력을 잃고 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닥치는 것이 현실임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필자가 갑자기 횡설수설하듯이 야구와 정치 이야기를 연관 지어 가며 번갈아 하는 것은 얼핏 야구와 정치의 흐름이 나름대로는 꽤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구기 종목을 비롯한 단체 스포츠가 대개 그렇지만, 누구 하나 잘한다고 이기거나 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야구의 경우 투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투수가 잘 던져도 야수들이 실책을 반복하거나 점수를 내지 못하면 방법이 없다. 그런데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안 되는 팀은 다 이유가 있다. 오해인지는 모르겠지만, 구단은 팀에 투자는커녕 선수드래프트 등을 통해 수익만 챙기려는 것 같고, 선수가 궁핍하니 스트라이크 던지는 것 자체가 어려운 투수를 주구장창 선발로 기용하면서 패전 왕국이 되어 선수들은 물론 관중과 팬들까지 모두 분통을 터트리며 안타까워한다. 오해가 아니었다면, 그런 구단과 코치진은 그런 행위가 팬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인지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그런가 하면 투자와 노력을 많이 하는데도 안 되는 팀이 있다. 그런 팀을 보면 당장은 안타깝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끊임없이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면서 상위권으로 진입한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말로는 잘하겠다는데 하는 일을 보면 제대로 하는 게 없다. 그런 정부나 정당은 구성원의 한계가 거기까지라는 소리거나, 추구하는 노선이 잘못되거나, 제사와 젯밥 사이의 인과관계도 올바로 알지 못하면서 엉뚱한 곳에 신경 쓰고 있는 것이건만, 그걸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외면하는 건지를 모르겠다.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내고 방법을 바로잡아 백성들을 위해서 정상적으로 일해야 하거늘 굳이 자신들만 옳다고 고집을 내세우는 바람에, 하는 일은 족족 백성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 말로는 협치한다고 하면서 서로 자신들 주장이 옳다고 우기는 동안 백성들은 도탄에 빠지는데도, 미안해하기는커녕 뻔뻔하게도 마치 업적인 양 자랑하는 것은 영락없이 백성들을 무시하는 태도다.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의 집값, 특히 아파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올라, 서민들에게는 집이라는 개념이 멀어져갈 정도로 비싸서 해결책을 갈망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와 정부 양측은 서로 재정비 사업과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하는 건지 뭔지 그러고 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백성들에게는 하루가 급하니 두 가지 다해도 된다. 둘 다 추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지만, 둘 다 시작하면 하나라도 뭐가 되어도 될 것이다. 경제학의 수요 공급 법칙은 몰라도, 수요를 충족시키는 방법이 공급이라는 것은 안다. 빈집이 생길 정도로 집이 남아돌면 값이 떨어지는 건 누구든 안다. 치솟는 집 값이 물가도 함께 끌어올린다는 생각은 필자의 잘못된 판단인지 모르지만, 당장 눈앞에 보이는 집값부터 잡아야 임대료 내려가고 물가도 잡히면서, 진짜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다. 서로 빠른 공급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내세우면서, 그 공을 자신이나 자기 정당에 돌려서 차기 선거나 차기 정권 획득에 이용하려고 시간만 보낼 게 아니다. 누가 어떻게 제시하든 타당성만 있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보는 것이 진짜 백성들을 위해서 하는 정치다. 백성들은 정책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누가 잘하고 누가 잘못했는지를 다 기억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까지 판단해서 선거에 반영할 정도로 총명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들을 마음과 자질이 있는 이들의 귀에는 들리는 법이다. 하지만 들을 수 있는 자질이 있어도 백성을 우습게 알면 들리지 않는 법이고, 들을 수 있는 자질이 없다면 듣고 싶어도 못 들을 터이니 그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신용우 행정학박사(지적학전공)/작가/칼럼니스트/영토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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