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룡의 詩와 寫眞> 남의 무덤을 가 보다

조원익 기자

wicknews1@naver.com | 2020-12-28 14:21:32

 

<남의 무덤을 가 보다>  

  전황룡


연고도 면식도 없는
남의 무덤 주변을
이리저리 서성이다가
문득 바라 본 파란 하늘에는
하얀 반달이
조각 배처럼 떠있었다.


 
그 곁을 비켜 날며
소리높여 우는
까마귀 한마리,
너는 누구를 찾기에
그토록 애타는 것이냐?


숨소리마저 참고 있는
사나이 시린 가슴보다
더 하겠느냐?


어느덧 추위에
처마 끝 고드름처럼
뻣뻣해진 손가락을
부여잡고
발길을 돌리면서,
죽어서까지 호사를 누리는
이 자가 누군지 보니
정조의 아들 순조란다
인릉~
 

전황룡 에프피넷 대표, 교보생명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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