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운봉고원에 가야시대 기문국이 깨어났다!

이태술

sunrise1212@hanmil.net | 2017-07-07 13:24:02

[로컬세계 이태술 기자]가야시대 기문국이 깨어났다.

▲가야시대 기문국 발굴현장.(사진제공: 남원시청)


가야세력인 기문국(己汶國)이 남원 운봉고원에 처음 존재를 드러낸 것은 1981년이다. 그해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공사에 포함된 남원 월산리 가야계 고총에 대한 발굴이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고고학자들은 마한과 백제의 영역 일 것이라 추정 하였으나 조사이후 그 조영주체가 가야로 밝혀지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곽장근 교수(군산대 박물관장)는 “전북 동부권에 가야문화를 기반으로 발전했던 세력이 존재했으며, 그 주체가 기문국으로 운봉고원을 중심으로 발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경남권에 국한되었던 가야의 흔적이 전북 동부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남원 월산리 고분군’은 역사적인 장소로 관심 받고 있다.

▲가야시대 기문국이 깨어나다.(32호분 조사 전경 직상방)


2010년 ‘남원 월산리 고분군’은 추가로 진행된 발굴조사로 고고학계의 이목이 또 한번 쏠리게 됐다. 그 성과는 가히 상당했다. 월산리 M5분에서 중국계 청자인 계수호(鷄首壺)가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백제왕의 주요 하사품으로 알려진 최상급 위세품의 하나로 종전에 익산 입점리와 공주 수촌리, 천안용정리, 서산 부장리 등 백제의 영역에서만 출토됐다.


또 신라의 천마총과 황남대총 출토품과 흡사한 철제초두(鐵劑鐎斗)를 비롯해 금제 귀걸이, 갑옷과 투구, 기꽂이 등 가야계 위신재도 발굴됐다.


이는 중국과의 독자적인 외교를 했음을 추정 해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출토품이다.

 
월산리에서 동쪽으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두락리에도 40여기의 가야계 고총이 무리지어 있는데 2013년 남원 유곡리 및 두락리 고분군 32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무령왕릉 수대경과 비슷한 청동거울을 비롯해 금동신발, 철촉다발, 말뼈, 토기 40여점, 철기 100여점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는 운봉고원이 당시 막강한 세력을 이루었던 가야계의 국가, 즉 기문국이 존재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 가야의 역사는 새롭게 쓰여지고 있다. 가야의 역사는 기록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적과 출토된 유물로 이야기 한다.

▲남원 운봉고원 유적분포도.


남원에서 그동안 출토된 양질의 유물들을 통해 전북 동부지역에서의 막강한 세력을 이룬 가야국가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 주었고 더불어 최근 지표조사 결과로 밝혀진 운봉고원 일대 35개소의 제철유적은 그 근거를 더욱 충분히 뒷받침 해주고 있다.


흔히 가야시대는 철의 왕국이라고 한다. 철의 왕국이라고 불렸던 가야의 그 많은 철들이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의문의 답은 제철유적에서 찾을 수 있다. 운봉고원 일대 가야세력의 힘은 바로 이 철이었을 것으로 많은 학자들은 추측하고 한다.


현재 옥계동 제철유적의 시굴조사를 진행중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심도 깊은 발굴조사를 통해 더욱 객관적으로 가야의 역사성을 규명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남원시는 앞으로 체계적인 조사와 많은 연구를 기반으로 제철유적을 중심으로 한 ‘가야역사유적지구(가칭)’의 2020년 잠정목록 등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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