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남원, 피지컬AI로 첨단 물류산업 거점 도약 꿈꾼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11-06 12:57:21
영호남 교통망과 지역 산업기반 결합해 첨단 물류 실증환경 구축
연구개발부터 기업 유치·인력 양성까지…지역산업 체질 개선과 성장동력 확보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첨단산업의 경쟁력으로 전환하려는 남원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하는 피지컬AI를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전북 남원시가 약 1,500억 원 규모의 '피지컬AI 자율형 통합물류 국가실증센터' 유치에 나섰다. 단순한 연구시설 확보를 넘어 기술 개발과 실증, 기업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연계한 첨단 물류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지역 산업구조에 변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사업은 피지컬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 정책과 전북특별자치도의 산업 육성 방향이 맞물리면서 추진 동력을 얻고 있다.
국가전략산업으로 부상한 피지컬AI, 물류산업의 변화 이끈다
지난 4일 국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피지컬AI·로봇 글로벌 최강국 전북 대토론회'에서는 전북도의 5대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남원시의 통합물류 실증사업이 제시됐다. 양충모 남원시장과 박희승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테크노파크가 사업 방향과 물류 분야 실증기반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전북도가 제시한 5대 사업은 반도체와 자율비행로봇, 로봇팜, 로봇기업 육성, 통합물류 실증 등이다. 도는 이들 사업의 2027년도 국가예산 반영을 위해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남원시가 주목하는 피지컬AI는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를 분석하는 기존 인공지능을 넘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직접 행동하는 기술이다. 로봇과 센서, 인공지능이 결합해 물건을 옮기고 분류하거나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제조·물류·농업 등 다양한 산업현장의 변화를 이끌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물류산업은 자동화와 지능화의 필요성이 커지는 분야다. 상품의 입고와 분류, 보관, 운송, 배송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물품과 작업환경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여러 종류의 로봇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통합 기술이 중요하다.
교통 요충지 남원, 첨단 물류산업 입지 경쟁력 부각
남원시가 추진하는 국가실증센터는 이러한 산업적 수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정형 물류환경에서 이기종 로봇이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기술을 검증하고, 실내·실외·최종배송으로 이어지는 물류 전 과정을 실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남원시가 내세우는 차별화 요소는 교통 접근성과 기존 산업기반이다.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순천완주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전라선 철도가 통과하는 지리적 여건은 영호남을 연결하는 물류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반산업단지와 농식품·제조·유통 분야의 지역 산업기반을 연계하면 연구기관 중심의 실증시설을 넘어 기업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는 산업현장형 테스트베드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남원시의 구상이다.
이는 남원의 기존 산업기반에 첨단 물류기술을 접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역 기업의 생산·유통 과정에 지능형 물류체계를 적용하고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확대하면 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부터 실증·사업화까지…산업 생태계 구축 구상
국가실증센터에는 피지컬AI 응용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 지원(R&BD)을 비롯해 비정형 물류와 이기종 로봇의 자율형 통합물류 실증·검증 기능이 포함된다. 실내·실외·최종배송을 연계한 실증시설과 기업지원, 전문인력 양성 체계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성능을 검증한 뒤 사업화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실증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관련 기업의 참여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남원시는 전북도와 전북테크노파크, 대학·연구기관, 관련 기업 등과 협력해 세부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관계부처 협의와 국가예산 확보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국가균형성장 정책과 연계해 AI·로봇·물류 분야 공공기관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지방소멸 대응의 새 동력
남원시가 기대하는 효과는 첨단산업 유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가실증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연구개발과 실증 과정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면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활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나아가 농식품과 제조업 등 기존 산업의 물류 효율성을 높여 지역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지역발전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정주 여건 개선과 생활인구 확대가 지역의 기반을 지키는 정책이라면, 첨단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청년과 전문인력이 지역에 머물 수 있는 경제적 토대를 만드는 과제다.
다만 국가실증센터 유치가 실제 지역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국가예산 확보와 구체적인 실행계획 마련은 물론, 실증센터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 기술 개발과 실증 이후 사업화로 연결되는 구조, 지역 인재가 관련 산업에 진출할 수 있는 교육·고용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규모 연구시설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기업과 산업현장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실증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국가사업이 일회성 시설 투자에 머물지 않고 남원의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양충모 남원시장은 "남원의 지리적·물류적 강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남부권의 피지컬AI 물류 실증거점을 구축하겠다"며 "국가실증센터를 통해 첨단기업 유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남원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원의 피지컬AI 물류실증센터 추진은 교통 중심 도시에서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국가예산 확보와 기업 참여를 통해 구상이 실질적인 일자리와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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