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유산 보존부터 스마트농업·산업단지까지 성장축 다변화
소방서·임대주택·하수관로 정비…생활 인프라 전면 개선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석탄산업 쇠퇴 이후 인구 감소와 산업 공백을 겪어온 강원 태백시가 2026년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해 도시 체질 개선에 나선다. 단순 시설 확충을 넘어 산업 구조와 정주 여건을 동시에 재설계하는 전환 실험이 본격화됐다.
강원 태백시가 올해 총 47개 신규 사업을 착공하고,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22개 계속 사업도 병행한다. 총사업비는 5429억원 규모다. 폐광 이후 대체 산업 육성과 인구 유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태백이 도시 전반을 재정비하는 종합 프로젝트에 돌입한 셈이다.
태백은 석탄산업 중심 도시에서 관광·레저·신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산업 기반 약화와 고령화, 청년층 유출은 여전히 구조적 한계로 남아 있다. 이번 사업은 산업·관광·주거·안전 인프라를 동시에 손보는 ‘동시다발 구조 개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별 사업이 아닌 도시 전체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접근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두문동재 실외정원 조성을 통해 도시 관문 이미지를 개선하고, 정책 숲 가꾸기 사업으로 청정 고원도시 브랜드를 강화한다. 특히 용연동굴 관광명소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롤러 미끄럼틀, 데크길, 야생화 정원, 온실카페 등을 확충하고 주차장과 매표소를 개선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구조로 재편한다.
구문소·철암권역에서는 관광경관 개선과 폐광지역 관광도로 활성화 사업이 추진된다. 여기에 탄광유산 디지털 아카이빙과 힐빙라운지 조성 사업을 더해 산업 유산을 콘텐츠 자산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산업의 흔적을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 기반 확충도 병행된다. 산림목재 클러스터 조성과 철암 고터실 일반산업단지 조성은 지역 산업 다변화를 겨냥한다. 문곡소도권역에는 전지훈련센터와 볼링경기장 증축 사업이 추진돼 고원 스포츠 도시 브랜드를 강화한다. 장성중앙시장 주차환경 개선 사업은 전통시장 접근성을 높여 골목상권 회복을 지원한다.
농업 분야에서는 삼수권역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과 밭기반시설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기후 변화 대응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꾀하는 구조다.
생활 인프라 개선도 포함됐다. 화전2분구와 장성분구 하수관로 정비, 경로당 그린리모델링, 황연 부녀경로당 이전 사업이 진행된다. 태백소방서 신축과 통합공공임대주택 건립 사업도 착공돼 시민 안전과 주거 안정을 강화한다. 함태길·대학길 공영주차장 조성으로 도심 교통 편의도 개선될 전망이다.
상징성 있는 사업도 눈에 띈다. 순직산업전사위령탑 성역화 사업은 석탄산업 종사자들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는 단순 추모 공간을 넘어 도시 정체성 회복과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쟁점과 과제도 분명하다. 대규모 재정 투입이 단기 경기 부양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산업단지 조성과 관광 인프라 확충이 민간 투자로 연결되지 않으면 재정 부담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업 간 연계 전략과 실행 속도, 사후 운영 계획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들은 시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요구를 적극 반영해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5429억 원 투자는 단순한 예산 집행이 아니라 도시 전환의 시험대다. 관광·산업·주거 정책이 서로 맞물려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태백의 2026년은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태백의 이번 계획은 방향성 면에서는 분명하다. 과거 산업 유산을 자산으로 전환하고, 신산업과 정주 인프라를 동시에 보강하는 접근은 타 폐광지역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다만 성공 여부는 ‘연결’에 달려 있다. 산업단지는 일자리로, 관광은 체류형 소비로, 주거 정책은 인구 정착으로 이어져야 한다. 5천억 원이 넘는 투자가 도시 체질을 바꾸는 마중물이 될지, 일회성 확장에 머물지는 실행력과 통합 전략이 가를 것이다.
로컬세계 / 박상진 기자 8335p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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