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농촌진흥청은 단백질 함량이 높은 누에 ‘홍잠’이 체중 조절과 간 지방 축적 억제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홍잠의 기능성 식품 소재화와 산업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잠은 익은 누에(숙잠)를 찌고 동결 건조한 제품으로, 단백질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글리신, 세린, 알라닌 등 아미노산과 리놀렌산, 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농촌진흥청은 차의과학대와 함께 고지방 사료로 비만을 유도한 쥐에게 12주간 홍잠을 섭취하게 한 결과, 체중 증가량이 30.37g에서 25.25g으로 약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간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이 각각 56.1%, 41.8% 줄어들어 간 지질대사 개선이 체중 감소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홍잠의 단백질 구성 펩타이드가 GPR35 수용체와 AMPK 신호를 활성화해 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작용 기전도 확인했다.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한 인체 적용시험에서는 12주간 하루 1.2g 홍잠 분말을 섭취한 성인 72명 중 체중과 체질량지수가 각각 0.9kg(-1.1%), 0.3kg/m²(-1.1%) 감소했다. 특히 비만형 지방간 환자에서 효과가 두드러졌으며,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와 관련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산업체와 함께 홍잠의 기준 규격과 안전성·기능성 평가 자료를 정리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국내외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홍잠 산업화를 위해 국내 누에 품종을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표지 개발, 연중 생산 가능한 자동화 사육 기술 등 안정적인 원료 공급 체계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함으로써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 가능성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생리활성 연구를 기반으로 산업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컬세계 / 이명호 기자 lmh1794@naver.com

[저작권자ⓒ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