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연못 부여 궁남지 연꽃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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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시 궁남지에 연꽃이 만개한 가운데 벌들이 연꽃잎을 배회하고 있다. 사진 윤민식. |
[로컬세계 윤민식 기자] 여름철에 사진찍는 건 여간 고달픈게 아니다. 뜨거운 햇살 아래 각종 장비를 짊어진 채 사진을 찍다보면 구슬땀이 이마에서부터 뺨을 따라 흐른다. 이 때 흐르는 땀이 볼을 간지럽히기도 해 잘못하면 피사체가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그럼에도 여름철이 기다리지는 이유는 있다. 여름에만 찍을 수 있는 대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연화는 가장 기쁨을 주는 피사체다.
연화 즉 연꽃은 7~8월에 핀다. 연못 아래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린 연이 이맘때쯤 수면 위로 꽃망울을 피어낸다. 녹색의 연잎들이 수면위에 떠 있는 모습도 장관이지만 녹색의 줄기에서 봉우리를 핀 연한 홍색 또는 백색의 꽃들은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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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연꽃. 사진 윤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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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 포룡정이 수면에 비쳐 보이고 있다. 사진 윤민식. |
꽃들의 향연을 즐기기 위해 부여 궁남지를 찾았다. 궁남지는 백제 무왕 때 궁궐의 남쪽에 만든 큰 연못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연못이다.
연꽃은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난다는 점에서 예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사군자와 더불어 문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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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에 앉은 꿀벌이 수분을 하고 있다. 사진 윤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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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궁남지에 핀 연꽃을 찾아 꿀벌들이 날아들었다. 사진 윤민식. |
조선 세조때 문신인 강희안은 양화소록을 통해 연꽃에 대해 “깨끗한 병 속에 담긴 가을 물이라고나 할까. 홍백련은 강호에 뛰어나서 이름을 구함을 즐기지 않으나 자연히 그 이름을 감추기 어려우니 이것은 기산(箕山)·영천(穎川) 간에 숨어 살던 소부(巢父)·허유(許由)와 같은 유라 하겠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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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에 떨어진 연꽃. 연꽃은 붉은색과 흰색을 띠어 홍백련으로 불린다. 사진 윤민식. |
궁남지 한 연잎에 떨어진 홍백련을 보니 깨끗한 병속에 담긴 가을 물이라는 표현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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