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정치는 최고의 자선…공동선과 자원 분배 우선해야"
ISC, 40개국 참여 속 한국서 출범…의회 외교 새 지평 열어

네팔 하원의원이자 국제국회의장회의(ISC) 사무총장인 에크낫 다칼이 최근 교황 레오 14세와 바티칸에서 역사적인 알현을 가졌다.
알현은 지난 21일 토요일,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축복의 전당에서 진행됐다. 이번 만남은 ‘우리의 공동 미래를 위한 신뢰 강화와 희망 포용’을 주제로 열린 제2차 IPU 종교간 대화 의회 회의를 마무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회의는 이탈리아 상원의장 이냐치오 라 루사와 하원의장 로렌초 폰타나가 공동 주재했으며, 국제의회연맹(IPU), 이탈리아 의회, 세계종교인평화회의가 함께 주최했다. 회의에는 약 100개국에서 500여 명의 각국 의원과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ISC는 지난 4월 대한민국에서 공식 출범한 국제기구로, 40개국이 참여해 각국 의회 간 협력과 평화 증진을 목적으로 한다. 창립식은 천원궁 입궁을 기념해 개최됐으며, 이 자리에서 각국 국회의장들이 협정서에 서명하면서 공식화됐다. 이후에는 한학자 총재를 접견하는 행사도 이어졌다.
ISC는 초국가·초종교·초인종적 다자주의 정신에 기반하여 △평화 증진 △기후위기 대응 △지속가능한 발전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의회 간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교황 레오 14세는 알현식에서 각국 대표단을 환영하며, 특히 취약계층과 소외된 이들을 위한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정치를 “최고 형태의 자선”으로 정의하며, 연민과 사랑, 평화라는 보편 가치를 통해 인류를 하나로 엮는 역할을 정치가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선을 우선시하고, 부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공정한 자원 분배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종교 자유와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도 강조한 그는, 인공지능(AI)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AI는 인간의 정체성과 존엄성, 기본 자유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칼 사무총장은 교황과의 단독 대화에서 의회 외교를 통한 평화 구축과 종교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전달했다. 앞서 그는 이탈리아 의회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평화와 희망, 연대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 알현에는 이탈리아 총리 조르자 멜로니, IPU 회장 툴리아 악손, IPU 사무총장 마틴 춘공을 비롯해 세계 각국 의회 대표단과 종교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했다.
이번 알현은 ISC가 국제사회에서 의회 외교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ISC는 앞으로도 국제적 연대 강화와 평화 실현을 위해 다자 협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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