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총탄 흔적이 한반도의 어두운 역사를 말한다

한상길

upload01@naver.com | 2018-02-01 23:48:35

▲한국전쟁 당시 격전을 벌여 지금까지 총탄의 흔적이 역력한 철원 옛 노동당사의 모습.
[로컬세계 한상길 기자]이념이나 지위도 없는 것이 단지 사용자의 신분 딱지에 의해 역사의 수레바퀴 살에 끼어버린 건축물이 철원 노동당사다. 건물의 벽면 곳곳에 탄흔으로 보이는 자국들이 남아있고, 후면과 내부는 여기저기 파괴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런 심신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그 매무새를 유지하고 있으며, 또한 그 유명세도 남다르다. 이곳 철원은 백마고지 전투 등 치열한 격전지였고, 현재도 접경 지역인지라 건물을 싸고도는 바람이 을씨년스럽다.

 

▲‘지뢰꽃’이라는 시가 적힌 시비.

당사의 앞쪽 ‘지뢰꽃’이라는 시비가 있는데, 여기에 이곳의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는 한 구절의 시구가 있다.


지뢰를 지긋이 밟고 제 이념에 맞는 얼굴로 피고 지는 이름 없는 꽃
꺾으면 발밑에 뇌관이 일시에 터져 화약 냄새를 풍길 것 같은 꽃들 


또, 당사 옆의 작은 푯말에도 짧은 글귀가 눈에 띄는데 바로 우리의 심정임을 대변한다. 

 

▲한국전쟁 참전국들의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광장 한쪽에는 이 건축물이 우리 측에 속해있음은 전투에서 우리의 피 흘림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듯 참전국의 깃발들이 방문객들을 향해 일제히 손을 흔든다.(1월 28일 철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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