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81번째 광복의 함성, 교과서 넘어 일상의 평화로 피어나다… IWPG 전국 27개 지부, 대한민국 물들인 '대장정의 평화 레이스'
전상후 기자
sanghu60@naver.com | 2026-08-31 23:13:54
태극기 나눔·손도장 태극기 제작 등 다채로운 실천적 평화운동 전개
순국선열의 자주독립정신을 오늘날의 평화 수호로 계승
여성이 주체가 되어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평화 문화의 새 지평 열어
IWPG 부산동부지부 봉사자들이 지난 13일 부산역 광장에서 태극기 나눔 봉사활동을 전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하 IWPG 제공
[로컬세계 = 전상후 기자]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되찾은 빛은 단순히 일제로부터의 해방 그 이상이었다. 그것은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선열들의 피와 땀이 빚어낸 숭고한 독립의 불꽃이었다. 그러나 81년이 지난 오늘 그날의 함성이 단순한 역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로 박제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물음 앞에 형식적인 경축행사의 허례허식을 깨부수고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오늘날의 살아있는 평화 실천으로 생생하게 되살려낸 이들이 있다.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대한민국 27개 지부가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지난 8월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펼쳐낸 전방위적 평화 캠페인은 단순한 기념을 넘어선 하나의 거대한 '평화 혁명'이었다.
◆ 거리로 나온 평화… 부산에서 파주까지, 시민과 호흡하며 물결친 태극기
이 8월의 대장정은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아스팔트와 광장을 무대로 펼쳐졌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의 손에 태극기를 쥐어주고, 평화의 약속을 나누는 현장성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역사 교육이자 실천적 시민운동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거점은 단연 부산이었다. IWPG 부산동부지부를 비롯한 전국 지부들은 부산역 광장 한복판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배부하고,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은 평화의 메시지를 카드에 적어 내려가며 일상 속 평화 실천의 불씨를 지폈다. 남해안의 요충지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도 태극기 무료 나눔과 ‘평화 약속’ 카드 작성이 행렬을 이뤘고, 전북 군산에서는 재향군인회와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서 시민들에게 광복절 스티커를 건네며 나라 사랑의 의미를 체감케 했다.
현장 기획의 진수는 경기도 평택과 파주에서 빛을 발했다. 평택 대추리평화마을에서는 생명존중 강연과 더불어 시민 40여명이 각자의 손도장을 꾹꾹 눌러 담아 거대한 대형 태극기를 함께 완성하는 참여형 체험이 진행돼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파주에서는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사할린동포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대형 태극기와 정성스레 쓴 평화 서예 작품을 전달하며, 세대를 초월한 위로와 보훈의 가치를 묵직하게 전파했다.
◆ 역사의 자산에서 미래의 평화로… 인문학 특강과 네트워크로 확장된 호국정신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역사적 자산을 재조명하고, 여성과 시민이 주도하는 평화의 역할을 모색하는 인문 특강과 문화 행사는 이번 캠페인의 지평을 한 차원 더 끌어올렸다.
강원 춘천에서는 장이레 감독의 특강을 통해 춘천대첩 당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가족과 터전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던졌던 시민들의 숭고한 헌신을 재조명했다. 강릉에서는 1919년 남문시장 독립만세운동의 피 흘린 역사를 되짚으며 지역 평화운동가로서의 실천적 각오를 다졌고, 동해와 삼척에서는 민족통일협의회와 연대해 일상 속 통일과 화합을 이룰 시민의 역할을 머리를 맞대고 모색했다.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은 평화의 메시지도 강렬했다. 서울 노원에서는 유관순 열사의 발자취와 고결한 투혼을 스크린으로 조명하는 ‘무비데이’를 열어 여성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겼고, 전남 목포에서는 광복절 경축 음악회에 당당히 참석해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과 탄탄한 평화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IWPG 관계자는 “광복은 과거에 박제된 영광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가 내일의 후대들에게 과연 어떤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적 과제다”며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자주독립 정신을 이어받아, 이제는 전국의 모든 여성이 주체가 되어 지속 가능한 평화의 문화를 대한민국 땅에 단단히 뿌리내리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81년 전 어두운 역사 속에서 기적처럼 빛을 되찾았던 그날처럼, 전국 27개 지부의 여성 평화사절단이 도화지와 거리, 그리고 시민들의 가슴속에 수놓은 태극기와 평화의 함성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평화의 길을 밝히는 가장 선명한 등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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