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보다 앞서 찾아오는 파킨슨병 ‘전구증상’
마나미 기자
| 2026-04-07 18:38:46
-“수면장애·후각저하·변비” 등의 전구 단계 인지 중요
[로컬세계 = 마나미 기자]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은 떨림, 서동(움직임 저하),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 다양한 운동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겉으로 드러나는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에서 수십 년 전부터 ‘전구 증상(prodromal symptoms)’이라 불리는 비운동 증상들이 먼저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4월 11일 ‘파킨슨병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의 증상과 치료법을 살펴본다.
뇌 도파민 세포 손실되며 발생하는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흑질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이 부족해지면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 때문에 떨림, 서동, 근육 경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게 된다. 고령화로 인해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2만 764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증상보다 앞서는 비운동적 ‘전구증상’
하지만 도파민 결핍으로 인한 전형적인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뇌와 신경계의 변화는 시작된다. 대표적인 전구 신호로는 다양한 비운동 증상이 있다. 생각보다 많이 나타나는 것이 렘수면 행동장애다. 잠을 자는 동안 꿈속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거나 거친 잠버릇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와 함께 이전보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저하, 뚜렷한 이유 없이 배변 활동이 어려워지는 만성 변비가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표정이 줄어들고 목소리가 작아질 수 있는데, 이는 피로나 기분 문제로 오해되기 쉽다. 이러한 전구 증상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되기 쉬워 조기 발견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통한 체계적 관리의 시작
파킨슨병의 완치나 병의 진행 자체를 완전히 멈추는 '병세 조절 치료(Disease-modifying treatment)'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한 약물 및 생활 관리를 시작하면, 환자의 운동 기능을 최적으로 유지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진단은 환자의 임상 양상과 신경학적 진찰을 핵심으로 하며, 필요한 경우 뇌 MRI나 도파민 수송체 PET, SPECT 등 핵의학 검사를 통해 유사 질환을 감별하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최근에는 AI 기반의 보행 분석이나 수면·후각 검사 등 다양한 보조 기법이 정밀한 진단에 활용되고 있다.
약물치료와 운동, 다학제적 접근 필수
파킨슨병 치료의 기본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약물치료이다. 약물 반응이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술(DBS)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동시에 운동과 재활은 필수적이다. 걷기, 수영, 스트레칭, 리듬운동 등은 균형감각과 유연성 유지에 도움이 되며, 언어 및 작업치료, 영양 관리, 심리 상담 등을 병행하면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가족과 보호자의 정서적 지지와 낙상 예방, 충분한 수면 등 일상 속 관리가 장기적인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정유진 교수는 “파킨슨병은 눈에 보이는 떨림이나 보행 장애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수면, 후각, 배변 등 비운동 영역에서 전구 증상이 시작된다”며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여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삶의 질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