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네의 밤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4-10 17:50:20
하코네의 밤
이승민
후지산 별빛은 고요의 시가 되어
꽃잎처럼 내려앉고
바람은 구름 위를 걷는다
아시노 호수는 하늘을 담은 찻잔
초승달은 잔 속에 떠가는 작은 조각배
별빛마저 하얗게 번지는 밤,
낮 내내 고단했던 산길을 어루만지면
붉은 도리이는 호수에 발을 담그고,
수백 년 버틴 삼나무 길 사이로
에도를 걷던 나그네의 발소리 들려온다
온천향 안개가 삼나무 숲을 감싸 안을 때
시간은 이끼 낀 돌담에서 걸음을 멈추고,
노천탕 위로 떨어지는 달빛은
지친 어깨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
흐르는 물소리에 시름을 흘려보내고
대나무 숲 흔들리는 소리에 취한 풍경은
생의 갈피 속에서 조용히 잠이 든다
길 잃은 바람 하나,
유황 연기 사이로 숲을 지나
료칸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깊은 밤, 하코네는
스스로를 비우는 하나의 다실(茶室)이 되어
나그네의 마음속에 평온이라는 이름의
차 한 잔을 따라준다
유카타 소매 끝에 머문 온기의 여운처럼
하코네는 한 편의 묵화(墨畵)가 되어
나의 계절을 포근하게 감싸 안는다.
箱根の夜 (하코네의 밤)
李勝敏(이승민)
富士の星明かりは 静寂の詩となり
花びらのように舞い降り
風は雲の上を歩む
芦ノ湖は空を湛えた茶碗
三日月は その中に浮かぶ小さな舟
星影までもが白く滲む夜、
一日中 険しかった山道をいたわれば
赤い鳥居は湖に足を浸し、
数百年の時を耐えた杉並木の間から
江戸を歩いた旅人の足音が聞こえてくる
温泉郷の霧が杉の森を抱きしめる時
時間は苔むした石垣に歩みを止め、
露天風呂に降り注ぐ月光は
疲れた肩をなでる温かな手つき
流れる水の音に憂いを流し
竹林を揺らす風の音に酔いしれた風景は
生の合間で静かに眠りにつく
迷い込んだ風一つ、
硫黄の煙をくぐり抜け 森を過ぎ
旅館の湯船に身を沈めれば、
深い夜、箱根は
自らを空にする 一服の茶室となり
旅人の心の中に 平穏という名の
お茶を一杯 注いでくれる
浴衣の袖に残る温もりの余韻のように
箱根は一幅の墨絵となって
私の季節を優しく包み込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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