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반려동물과 함께 밥 먹는 도시…남원, 외식문화의 경계를 넓히다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02-19 14:38:42

3월 1일부터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제도 시행…상권 활성화 기대 속 위생·갈등 관리가 관건 [픽사베이]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이제 ‘어디에 맡길까’가 아니라 ‘함께 어디로 갈까’를 고민하는 시대다. 전북 남원이 그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외식문화의 경계를 넓힌다.

남원시는 오는 3월 1일부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등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 일정 요건을 갖춘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에서 개와 고양이에 한해 동반 출입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신설이 아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 증가와 함께 외식·여행 소비 패턴이 바뀌는 사회적 흐름에 대한 대응이다. 특히 관광도시 성격이 강한 남원으로서는 체류형 관광 확대와 상권 다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정책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 왜 지금, 왜 남원인가
남원은 광한루원과 전통문화 관광지로 알려진 도시다. 그러나 최근 관광 트렌드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숙박·카페에 이어 음식점까지 동반 허용이 확대될 경우, 체류 시간 증가와 소비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년 창업 카페와 소규모 음식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콘셉트 영업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남원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펫 친화 도시’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 제도 내용과 운영 기준
반려동물 동반 출입을 희망하는 업소는 영업 개시 전 시설 기준과 위생 관리 체계에 대한 사전 점검을 받아야 한다. 남원시보건소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준을 충족해야만 운영이 가능하다.

주요 준수 사항은 ▲출입 가능 안내 표시 부착 ▲예방접종 여부 확인 ▲식품 취급시설 출입 제한 ▲반려동물 이동 범위 관리 ▲교차오염 방지 등이다.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즉, 자율 허용이 아닌 ‘조건부 허용’ 방식이다.

■ 기대 효과…상권 활성화의 마중물 될까
긍정적 효과로는 상권 다양화와 관광객 유입 확대가 꼽힌다.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업소는 온라인 플랫폼과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특성이 있어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외지 방문객이 반려동물 때문에 체류를 포기하던 상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관광도시 남원에 중요한 변수다.

■ 쟁점과 한계도 분명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비반려인의 위생 우려와 알레르기 문제, 소음·돌발 상황 등은 여전히 민감한 사안이다. 업주 입장에서도 시설 보완 비용과 관리 부담이 따른다. 예방접종 여부 확인의 실효성, 단속 인력의 한계 역시 현실적 고민이다.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단순 허용을 넘어 ‘분리 공간 운영’ 등 세부 가이드라인과 지속적인 점검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선택권 확대, 상생 모델 가능할까
이번 제도의 핵심은 ‘선택권’이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가 각자의 공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 취지다. 강제가 아닌 자율 참여라는 점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장치도 마련됐다.

결국 성공 여부는 업주·소비자·행정의 책임 있는 참여에 달려 있다.

반려동물 정책은 단순한 동물 정책이 아니다. 도시의 문화 수준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남원의 이번 결정은 작은 제도 변화처럼 보이지만, 외식문화와 관광 전략을 동시에 건드리는 정책 실험이다.

다만 ‘펫 프렌들리’라는 이름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으려면 위생 관리와 갈등 조정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 제도 도입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평가는 현장에서 이뤄질 것이다.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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