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장직 인수위 “재정위기 매우 심각”…민선 9기 대규모 사업 전면 재점검 예고
이혁중 기자
lhj3976@hanmail.net | 2026-06-23 10:39:34
지방채 1,100억 원·올 하반기 재원 130억 부족…향후 4년 수백억 재정 공백 전망
민락~고산 연결도로·실내체육관·권역별 체육센터 사업 재검토 수순
[로컬세계 = 이혁중 기자] 민선 9기 출범을 앞둔 의정부시가 예상보다 심각한 재정위기와 마주했다. 인수위원회는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머물고, 향후 수년간 대규모 재정 공백이 예상된다며 대형 투자사업에 대한 전면 재점검과 강도 높은 재정혁신을 예고했다.
김원기 의정부시장 당선인의 시민주권 인수위원회는 23일 의정부시 재정상황 집중 점검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투자사업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지난 22일 예산·세입부서와 재정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 재정구조와 향후 재정 여건을 분석한 결과, 현재 재정상황으로는 민선 9기 주요 정책과 공약사업 추진에도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가 보고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정부시 재정자립도는 19.4%, 재정자주도는 42.5%로 전국 최하위권 수준이다. 전체 세입 가운데 국·도비 보조금 비중은 52.7%에 달하는 반면 자체 재원 비중은 낮아 외부 재원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세 증가 속도보다 국·도비 보조사업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가 훨씬 가파른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지방세 증가액은 12억 원에 불과하지만 국·도비 사업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액은 184억 원으로 15배 이상 차이가 났다.
향후 재정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수위 재정추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만 가용재원 130억 원이 부족한 상태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매년 214억~355억 원 규모의 재원 부족이 예상되며,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건설 분담금까지 반영할 경우 재정 부족 규모는 2027년 484억 원, 2028년 58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의회 승인 기준 지방채 발행액이 1,100억 원에 달해 상당 규모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안고 있다. 세출예산 가운데 고정경비 비중 역시 2021년 55.1%에서 올해 70.8%까지 상승했다.
경전철 운영비와 버스 준공영제 부담금, 공공시설 운영비, 복지예산 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신규 정책과 투자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게 인수위의 진단이다.
인수위는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체육시설 사업의 재원 조달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사업비가 크게 증가한 민락~고산 연결도로는 현재 재정 여건과 사업성을 고려해 단계별 추진 방안과 재원 조달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실내체육관 신축사업 역시 당초 보수공사 수준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신축사업으로 확대된 만큼 사업 필요성과 재정 부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권역별 체육센터 건립사업에 대해서도 실제 이용 수요와 운영비, 유지관리 비용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국·도비를 확보했음에도 시비 매칭 부족으로 장기간 집행되지 못한 사업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해 사업 지속 여부를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사업 구조 변경과 국·도비 용도 변경 협의도 추진할 방침이다.
인수위는 “재원대책보다 사업 확대가 우선되면서 의정부시 재정 부담이 지속적으로 누적돼 왔다”며 “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유지·운영할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민 삶과 직결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조정하고 사업성이 낮거나 재원대책이 불분명한 사업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정운영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재정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존 사업과 신규 공약사업을 전면 점검하고,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방안을 포함한 중장기 재정 정상화 계획 수립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재준 시민주권 인수위원장은 “인수위가 확인한 의정부시 재정 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며 “시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재정이 감당할 수 없다면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9기는 보여주기식 사업 확대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정 정상화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며 “복지·민생·교통 등 시민 삶과 직결된 분야는 지키되 재원대책이 불분명한 사업은 원점에서 점검해 지속가능한 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혁중 기자 lhj3976@hanmail.net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