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요금체계 불합리…“더 늦게 도착하는 열차가 더 비싸”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5-07-22 09:38:07

곽규택 의원, 고속철도 운임 체계 개선 촉구 곽규택  의원. 곽규택의원 사무실 제공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부산 서구·동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간선여객 철도 운임 산정 자료 및 경부선 운행경로별 요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KTX 운임 체계가 실제 운행시간이나 정차역 수와는 무관하게 고속선 사용 비율을 중심으로 책정되고 있어 이용자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22일 밝혔다.

곽 의원은 대표 사례로 구포역을 경유하는 KTX 경부선 노선을 들었다. 해당 노선은 최대 운행시간이 3시간 24분으로 수원 경유 노선보다 1분 늦게 도착함에도 불구하고, 요금은 5,100원 더 비싸다. 요금 기준으로 따지면 구포 경유 노선이 약 11% 높은 셈으로, 더 오래 걸리는 열차를 이용하면서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울산 경유 노선과 서대구 경유 노선이 지적됐다. 울산 경유 열차는 최대 운행시간이 2시간 56분이며 요금은 59,800원인데 반해, 서대구 경유 열차는 최대 2시간 55분으로 더 짧지만 요금은 59,400원으로 더 저렴하다.

이처럼 도착시간이 더 긴 열차가 더 비싼 요금을 받는 불합리한 구조가 실제 존재하며, 동일 노선 내에서도 정차역 수나 배차 방식에 따라 운행시간이 크게 달라지지만 요금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곽 의원에 따르면 울산 경유 노선은 최소 운행시간이 2시간 18분, 최대는 2시간 56분으로 38분 차이가 발생하며, 서대구 경유 노선도 최소 2시간 27분에서 최대 2시간 55분까지 차이가 나지만 요금은 동일하게 부과된다.

현재 한국철도공사는 KTX 운임을 차량의 서비스 등급에 따른 킬로미터당 단가에 실제 운행거리를 곱한 뒤, 별도로 정한 실행임률을 적용해 최종 요금을 산정하고 있다. 서비스 등급은 차량과 선로 등급 중 낮은 쪽을 기준으로 설정된다.

곽 의원은 “이러한 산정 방식은 철도공사의 회계 기준에는 부합할 수 있으나, 차량 종류나 선로 등급, 실행임률 등은 일반 이용자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며, 승객들은 실제 운행시간을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KTX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시간과 비용을 함께 고려해 선택하는 대표적인 고속 교통수단”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기술적 기준에서 벗어나 운행시간, 정차역 수, 혼잡도 등 이용자 체감 요소를 반영한 공정하고 합리적인 운임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로컬(LOCAL)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