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도 건너뛴 ’호남권 등 메가프로젝트 89조 규모…역대 최대 ‘묻지마 퍼주기'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 2026-10-02 08:56:11
한전이 낼 지중화 18조원, 한전 출자·전기료 감면 8,500억원까지 혈세로 떠안아
“심각한 재정의 타락…감사는 물론 국정조사까지 필요”
"106조원 빚을 내 만든 미래대응기금 결국 정권의 ‘예타 면제 쌈짓돈’으로 전락"
[로컬세계 = 맹화찬 기자] 이재명 정권이 '호남권 등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한 사업의 총사업비가 8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꼽혔던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타 면제(24조원)의 3.7배다.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남구,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이 2일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기금운용계획안 첨부서류 등을 분석한 결과,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된 사업 중 해당 국무회의에서 호남권 등 메가프로젝트 관련으로 예타 면제가 의결된 사업은 10건, 총사업비는 88조8,58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들 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는 물론 사업 착수 전 거쳐야 할 타당성조사 생략까지 함께 확정했다.
이재명 정권이 노골적으로 호남 등 특정지역에 국가 재원을 퍼주기 위해 '묻지마' 식으로 예타 면제를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일 사업으로 30조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도 있다.
미래대응기금으로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조건 개선을 위한 지중화 지원사업'으로, 주민 반발을 의식해 345kV 이상 초고압 송전선로 등의 지중화(땅속에 전선을 묻는 것) 노선을 230㎞에서 648㎞로 418㎞ 늘리는 사업이다.
2036년까지 총사업비 30조9,228억원이 투입된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345kV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은 ㎞당 약 258억원으로, 철탑을 세우는 가공선로(㎞당 32억원)보다 약 7배에서 최대 12배까지 많이 든다.
천문학적인 비용 탓에 그간 지중화는 대도시권 위주로 이뤄져 왔다. 그런데 이번 사업은 대도시가 아닌 호남권 재생에너지 단지가 몰린 농경지·산간 지역에까지 초고압선을 묻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약 12조6,000억원 전액을 한전이 부담할 예정이었으나, 지중화 확대로 불어난 약 18조3,000억원은 전액 국비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미래대응기금 신규사업으로 한전 출자 5,000억원과 그간 한전이 자체 부담해 온 전기요금 감면 3,500억원 등 8,500억원도 추가로 국비로 투입된다.
한전 재무를 국고로 보전해, 한전 몫으로 남은 지중화 비용 12조6,000억원까지 사실상 세금으로 우회 지원하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는 '2027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에서 정한 수익자부담 원칙을 정부가 스스로 세운 편성 지침마저 위반한 것이다.
미래대응기금 사업들이 대거 같은 방식으로 예타를 면제받았다.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해 비수도권에 변전소 44개를 짓는 '수요유치형 변전소 구축 지원사업'은 2035년까지 총사업비 20조5,746억원 전액이 국고로 진행된다.
전남·광주 69곳, 전북 40곳 등 호남권 계통관리변전소 인근 부지에 최대 100MW급 설비를 짓는 '송전단 ESS(에너지저장장치) 구축지원 사업'도 2030년까지 총사업비 19조803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전기요금 할인 사업까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예타가 면제됐다.
'전기요금 복지·특례 지원 사업'(총사업비 1조7,500억원)은 저소득층 가정과 교육시설, 미곡종합처리장·염전 등의 전기요금을 감면해 주는 사업으로, 그동안 한전이 부담해 왔으나 내년부터 정부가 매년 3,500억원씩 떠안게 됐다.
이 밖에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조건 개선을 위한 ESS 설치 보급사업(3조9,520억원)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사업(3조6,562억원)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지원사업(2조1,690억원) △충청권 첨단산업 용수공급사업(4,133억원)도 미래대응기금 사업으로 예타가 면제됐다.
미래대응기금 외에도 6조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통합재정지원' 사업과 3,401억원 규모 '호남권 반도체산업단지 공공폐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이 모두 예타를 면제받았다.
박수영 의원은 "이재명 정권이 단 한 번의 국무회의로 예타를 면제한 호남권 등 메가프로젝트 총사업비가 89조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라던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24조원의 네 배에 육박하는 규모를 ‘묻지마 예타 면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호남 투자 그 자체가 아니다. 예타는 물론 타당성조사까지 건너뛰고, 한전, 수공 등 공공기관이 부담해야 할 돈까지 국민 혈세로 떠안으며 특정 지역에 수십조원을 쏟아붓겠다는 발상이 문제"라며 "106조원 빚을 내 만든 미래대응기금이 결국 정권의 ‘예타 면제 쌈짓돈’으로 전락한 심각한 재정 타락을 보이고 있다. 감사는 물론 국정조사까지 필요한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맹화찬 기자 a59620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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