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6-09-18 08:09:23
가을바람
이승민
창밖에서 가을이 먼저 손을 내밀고
마른 잎 하나가 몸을 뒤척인다
들녘 벼들은
서로의 어깨를 건드리며
한여름 견딘 이야기를 나누고
묻지 못한 안부가
저녁 햇살에 실려 빈 의자에 앉는다
나무는 오래 붙들었던 잎을
한 장씩 놓아준다
한 잎을 간직하기까지
나무는 얼마나 오래
제 안의 물소리를 낮추었을까
가을이 인연을 내려놓을 때
나는 오래 품었던 이름 하나를
낙엽 위에 적으려다 그만둔다
떠나는 잎에게
내 그리움까지 얹을 수가 없어서
秋風(가을바람)
李勝敏
窓の外から秋が先に手を差し伸べ
枯れ葉が一枚、身じろぎをする
野の稲穂は
互いの肩を寄せ合いながら
真夏を耐え抜いた話を語らい
尋ねそびれた安否が
夕暮れの日差しに揺られ、空の椅子に腰を下ろす
木は長く握りしめていた葉を
一枚ずつ手放していく
一枚の葉を胸に抱きとめるまでに
木はどれほど長い間
自らの中の水の音を鎮めてきたのだろう
秋が縁を手放すとき
私は長く抱きしめていた名前をひとつ
落ち葉の上に書きかけて、やめる
去りゆく葉に
私の恋しさまで背負わせることはできないか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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