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원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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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차원을 넘어선 감정의 공감대

2005년 이후 이번을 포함해 무려 4번이나 카르멘 모타의 공연이 한국 무대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플라멩코의 고장 스페인과 한국의 정서에 일종의 공감대가 있다는 걸 꼽을 수 있다. 

즉 플라멩코는 정열적인 이미지와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한국인의 정서와 잘 맞아 떨어진다. 특히 중간 중간에 나오는 특유의 애절한 후렴구는 마치 한국인의 한(恨)의 정서를 보는 것만 같다. 관능과 정열이 담긴 폭발적인 춤사위와 동시에 고독과 슬픔을 함께 담아내는 예술, 바로 이것이 플라멩코가 표현하는 감성이자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2009년에 이어 3년 만에 국내 무대에 선보이는 플라멩코 뮤지컬 ‘카르멘 모타의 알마’. 스페인의 국보로 불리는 전설적인 여성 무용가 카르멘 모타가 주도하는 이 공연은 2009년에 열린 ‘푸에고’에 이어 3년 만에 다시금 국내 무대에 선다.

그럼 이번 공연이 기존의 공연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이에 대해 카르멘 모타는 ‘푸에고’와 비교 설명한다. 푸에고(Fuego)가 ‘활활 타오르는 불꽃’을 의미하는 반면, 이번 공연의 타이틀인 알마(Alma)는 ‘영혼’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결국 두 공연은 동떨어진 게 아닌 연계된 것이며, 인간의 감성적인 면을 이전보다 더욱 진솔하고 세련되게 표현할 거라고 기대한다. 마치 ‘불꽃같은 영혼’이라고나 할까. 

특히 그녀의 인터뷰 중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은 “이해하는 게 아닌 그냥 느끼라”는 주장이다. 본능과 감성으로 접할 때에야 비로소 플라멩코의 진정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 하나는 지난 번 ‘푸에고’보다 혁신적인 무대 구성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 이러한 배경에는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정보 공유가 일반화되는 상황과 연관된다. 즉 정보의 공유화와 일반화가 세계의 국경선뿐만 아니라 예술의 경계까지 모호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이번 공연에는 2막에서 현대 무용이나 팝 음악 같은 타 분야의 예술을 접목함으로써, 실험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한편으로 1막에는 기존의 정통 플라멩코를 선호하는 관객을 위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1막과 2막의 공통점은 화려한 조명과 함께 탄성을 자아내는 의상을 입은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는 것. 자 이제 남은 건 한 가지, 세계 최고 수준의 플라멩코를 직접 확인만 하면 된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무대를 펼쳐 다시금 관객의 눈높이를 한층 높이게 될지 사뭇 기대된다.

기사입력 2012.05.11 (금)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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