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로 축제 줄취소 강원도 ‘시름’
로컬세계
kmjh2001@daum.net | 2014-09-02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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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산천어축제장인 강원 화천군 화천천이 축제 취소로 텅 비어 있다. |
화천 농민 “피해액 1200억…상권 회생책 필요” 호소
태백 “600억 손실,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 요청
강원도에서 열리던 우리나라 대표 겨울축제가 전국적인 구제역 확산으로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역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5년 연속 100만명 이상이 다녀간 화천산천어축제에 이어 겨울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눈축제 마저 취소되면서 각각 1200억원, 600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천군에 산천어축제 취소의 전운이 감돈 때는 축제를 일주일여 앞둔 지난달 1일. 당시 산천어축제조직위원회는 정부의 축제 자제권고를 받아들여 개막을 1주일 연기했고, 6일 구제역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빠르게 확산되자 결국 축제를 취소했다.
축제가 취소됐다는 발표가 나가자 1만여명이 민박과 식당 예약을 취소했고 농민들은 축제장에 내다 팔기 위해 한해동안 준비했던 농산물 처리를 위한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호소문에서 “직간접적인 경제적 피해액이 1200억원 이상에 이르며 예약 취소에 따른 숙박업소의 민원발생 등 지역경제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면서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아픔과 산천어축제 취소에 따른 지역상권의 어려움을 아우르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농업경영인연합회 등 15개 농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산천어축제 농산물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정부가 산천어축제 취소에 따른 농산물 생산자의 생산비 10억원을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더 큰 문제는 축제의 주인공인 산천어의 처리다. 화천군은 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축제용으로 계약했던 산천어의 소비를 위한 방안 모색에 나섰다.
축제를 위해 양식장과 계약을 체결했던 87톤의 산천어 처리가 문제로 대두되자 양식장 업자들은 “보관하는 기일이 길어져 부과되는 사료비용과 관리 부주의로 인해 산천어가 죽었을 경우 손해는 불 보듯 뻔하다”며 군이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화천군은 다음달 중 얼음이 녹는 시점에 맞춰 산천어축제장에 대규모 루어낚시터를 조성하고 전국 규모의 낚시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일부 군부대에서 산천어 가공식품에 대한 매입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냉동산천어를 햄, 소시지, 어묵 등 가공식품으로 만드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화천군은 축제 취소의 또다른 피해자인 농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에도 분주하다.
군은 군부대를 비롯한 경찰, 교육청, 각급 사회단체장이 참여한 가운데 산천어축제 취소에 따른 위기 극복 방안 마련에 나선데 이어, 실과소장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산천어축제를 목표로 화천 개별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판매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선물세트를 만들고 전국 각급 기관·단체·기업 등을 대상으로 농민들의 어려운 실정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고, 즉시 주문 배송이 가능한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해서는 선물용 단위 포장 및 배송체계가 마련되는 대로 화천군 트위터를 통해 홍보할 방침이다.
| 태백산 눈축제 |
태백시, 관광객 27% 불과…특별교부세 지원 등 건의
태백산눈축제 취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300억원, 관광객 방문과 직간접적인 경제파급효과까지 포함하면 6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태백산눈축제 기간에 태백을 방문한 관광객은 모두 45만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6만1113원으로 지역경제 파급효과만 274억원에 달했다. 고용파급 효과도 939명으로 농한기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했다.
반면 축제가 취소된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기간에 고작 12만3000명만 방문했다. 관광객 수가 약 27%로 떨어진 셈이다.
태백산눈축제는 당초 취소될 가능성이 낮았다. 태백시축제위원회는 도내에 발생한 구제역이 태백과 정선지역에는 발생하지 않은 만큼 축제 개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축제 개최 이후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축산농가의 피해, 축제위원들의 부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 부득이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태백지역 상인들과 지역주민들은 “축산농가 피해 최소화 및 축제위원들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축제를 취소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으며 이로 인한 지역경제 피해는 외면해 버린 것”이라면서 “대관령눈꽃축제처럼 굳이 취소하지 않아도 될 것을 취소해 더 큰 손실을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백시의회도 “눈축제 개최를 통한 외지 관광객 50만명 방문, 이에 따른 직접적인 경제효과 300억원 등 총 경제적 파급효과 600억원, 고용파급효과 1000여명을 기대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태백시와 시의회, (사)태백현안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태백산눈축제 취소에 따른 건의문을 정부 부처와 강원도에 보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구제역으로 태백시 겨울 지역경제를 좌우하는 태백산눈축제가 취소됨에 따라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다”면서 “축제 준비에 사용된 8억여원의 재정손실을 감안해 특별교부세 지원 및 일자리창출 사업비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대책 마련과 함께 2012년도 문화관광축제 평가 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배려와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고 건의했다.
인제빙어축제 역벤치마킹으로 피해극복
인제군의 경우 빙어축제 취소에 따른 대책 마련과 함께 다음 축제를 준비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제군은 화천산천어축제가 인제빙어축제를 벤치마킹해 지난 8년 동안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하면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자, 역으로 산천어축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내년 빙어축제에 응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군은 화천산천어축제 선등거리를 참고해 빙어축제 기간 축제장을 비롯한 인제군 일원에 야경문화거리를 조성하고 관광객들에게 화려한 겨울야경을 선보일 계획이다.
군은 야경문화거리 조성을 위해 빙어등 6000여개를 제작하면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내년 축제 기간 선보일 빙어등은 인제읍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청사거리 구간, 산촌민속박물관, 종합운동장~하늘내린센터의 1.7㎞와 남면 축제장 진입로∼닭바위, 남면 시가지 등 1.8㎞에 설치된다.
군은 이를 통해 축제 참가자들의 발길을 인제읍 시가지로 유도해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고 축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내년 소양호에서 열리는 빙어축제기간에 관광객들에게 특색 있고 볼거리 넘치는 거리를 조성해 관심을 유발할 계획”이라면서 “관광객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 빙어등 크기를 다양화 하는 등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컬종합 = 오형상·심광섭 기자 eoscar64·tji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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