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도쿄 코리아타운 페스티벌’, 한류와 우정으로 물든 신오쿠보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 2025-10-16 00:41:36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문화·예술·전통이 어우러진 교류의 장
조선시대 왕의 행렬부터 K-POP 공연까지, 도쿄 시민 매료
“한류는 이제 일상이자 다리”… 양국 관계 새 전환점 기대
도쿄 신주쿠 니시신오쿠보공원에서 '2025 도쿄 코리아타운 페스티벌' 에서 한일 간 우호를 상징하는 '조선통신사'를 재현하고 있다.

[로컬세계 = 글·사진 이승민 도쿄특파원]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도쿄 신오쿠보 일대에서 다양한 한류 관련 이벤트가 열려 도쿄 시민들의 깊은 관심을 모았다. 

신오쿠보 지역에서는 매년 10월이 되면 '오쿠보 한인 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제42회를 맞는 한인 축제이지만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를 맞아 특별하게 준비하여 '2025 도쿄 코리아타운 페스티벌' 을 열었다. 

12일 개막식은 가야금 연주와 태권도 시범으로 시작하여 개회선언(김규환 실행위원장), 인사말(김연식 공동실행위원장), 축사(대한민국 주일대사 대독 김정현 공사, 가에다 반리 중의원 의원, 요시즈미 켄이치 신주쿠 구청장), 인사말(오영석 명예대회장), 내빈 소개 순으로 진행됐고, 한일친선단체와 지역 의원 등 각계 지역 대표들이 자리를 함께하여 한일 간 우정을 돈독히 하는 자리가 되었다.

개막식을 마치고 주최자 내빈 출연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부 행사에서는 한복 입기(도쿄 한인회), 김치 만들기(사랑의 나눔), 한국 전통놀이(대표 한유연 제기 공기 딱지) 등을 체험하면서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었다. 또한 중앙 무대에서는 K-POP (LEE&KIM, DIAZ), 태권도 연무(전일본태권도협회), 전통무용 민요(한일문화예술교류협회) 등의 공연에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13일 오전 역시 한류 체험 시간을 가졌고, 오후에는 신오쿠보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조선시대 왕의 행렬, 수원대취타단, 조선통신사, 정애진무용단 사물놀이 등이 행진에 참가하여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수원대취타단이 깃발을 들고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수원대취타단 맨 앞줄에서 나발을 불면서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특히 수원대취단 행진에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다. 황색 옷에 남색 띠를 두르고 머리에는 꿩의 깃털을 꽂은 전립을 쓰고 미투리를 신은 모습은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선두에서 4명이 나발을 불며 행진했고 4줄로 줄지어 나각 바라 용고 운라 징 태평소 등 왕의 의장대 행렬은 호령하듯 장엄했고 우렁차고 장쾌했다. 도쿄 시민들에게 조선시대 왕의 드높은 기상을 한껏 선보이는 기회가 되었다.

퍼레이드에 이어 J-POP/K-POP(spinel/ LEE&KIM)이 출연하여 환성과 갈채를 받았다. 가수 김다현 사인회(유학생연합회), 음료 제공(도쿄한인회), 제주 홍보(신주쿠상인회), 한궁, 바자회(사랑의 나눔), 코스프레(옥타동경지회) 전통액세서리DIY, AI포두 등이 인기를 끌어 한국의 문화 열기로 가득했다.

축제 중앙 무대 앞에서 일본인들이 김치담그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혁 주일 한국대사는 “신오쿠보는 일본 내 한류문화의 중심지로서 한국의 문화가 세계로 확산되는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면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한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이 도시에는 많은 일본 시민과 해외 관광객까지 방문하고 있다. 신오쿠보가 이렇게 되기까지 정열과 열정을 다해주신 모든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가이에다 반리 일본 국회의원은 “이곳 한류의 중심지 신오쿠보역에서 한국인 유학생의 살신성인의 희생이 일본인을 크게 감동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인에 대한 혐오스러운 발언을 하는 일본인이 있다. 그런 헤이트 스피치가 완전히 사라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구를 메고 신주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요시즈미 켄이치 신주쿠 구청장은  “1965년 국교가 수립된 이래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오면서 오늘날에는 서로에게 가까우면서도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경제와 사회의 연결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과의 문화교류야말로 양국의 유대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신주쿠구는 국적이나 민족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다문화공생도시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축사 메시지를 통해 “이번 한국인 축제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매개로 동포사회와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리고 나아가 한일 양국의 이해와 우정을 더욱 깊게 하는 귀중한 행사”라고 평가하면서 “도쿄 한국 문화의 중심지 신오쿠보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크며 양국의 우호와 미래 협력의 가능성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축하하면서 “재외동포청은 이 소중한 역사를 잊지 않고 재일동포사회가 더욱 단합하며 미래 세대를 길러낼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전했다.

정애진무용단이 거리 행진 도중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정재욱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 회장은 “신오쿠보지역의 한국인 상점이 2년 전만 해도 640여 개였는데 지금은 700여 개로 늘었다. 신오쿠보는 일본인과 한국인이 한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 되었다."라며 웃음지었다.

행사 기간 동안 신오쿠보 일대는 한국의 전통놀이, 한국식 체험 부스와 먹거리, 이벤트 등으로 한일 간에 따뜻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다. 신오쿠보는 작은 한국임을 재확인시켜주는 행사가 되었다.

조선통신사 행렬이 신주쿠 거리를 행진하며 재현하고 있다.

한편 이번 '2025 도쿄 코리아타운 페스티벌'은 재일본동경한국인연합회(회장 김연식)와 민단 신주쿠지부(단장 조명),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정재욱),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동경지회(지회장 정경원), 사랑의 나눔(회장 김운천), 재일본한국인유학생연합회(회장 문병희)가 공동 주최했고, 재외동포청, 주일대한민국대사관, 신주쿠구청, 재일본한국인총연합회, 민단 동경지방본부, 신오쿠보상점가진흥조합, 숙덕대학, 재일본태권도협회가 후원했다.

로컬세계 / 이승민 대기자 happydoor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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