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남원 ‘월 1만 원 임대주택’ 25가구 확정…청년 정착 실험, 도시 전략으로 확장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 2026-04-14 07:58:39

보증금 100만 원·월세 1만 원…79세대 몰려 3대 1 경쟁
단순 주거지원 넘어 ‘정착 구조 설계’…청년 유입 정책 가동
인구 감소 대응 카드로 부상…주거→취업→정착 선순환 노린다
용성로 207에 위치한 부영1차아파트 모습. 남원시 제공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전북 남원시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만원 임대주택’ 입주자 25가구를 최종 확정했다. 파격적인 임대 조건으로 주목받았던 사업이 실제 입주 단계에 들어가면서,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실험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이번 사업은 기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실거주에 적합한 20평형과 25평형 등 실거주에 적합한 주택으로 구성됐으며, 입주자들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임대료 1만원이라는 조건으로 거주하게 된다. 최근 주거비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체감 부담을 크게 낮춘 수준이다.

실제 수요도 확인됐다. 접수 기간 동안 79세대가 신청해 약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순한 지원 정책이 아니라, 청년층이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주거 대안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다.

선발 기준 역시 실수요 중심으로 설계됐다. 비교적 안정적인 직군은 제외하고, 임신 중인 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가구, 산업단지 근로자 등을 우선 고려했다. 단순 형평성보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주거 지원’ 그 자체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남원시는 낮은 임대료를 기반으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초기 정착 비용을 줄이고, 이를 통해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른바 ‘정착형 구조’다. 외부로 빠져나가는 청년층을 붙잡는 동시에, 외부 인구를 끌어들이는 이중 전략이 작동한다. 특히 입주 대상을 청년과 신혼부부로 설정한 점은 주거 안정이 결혼과 출산, 장기 거주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흐름을 염두에 둔 설계로 해석된다.

이 같은 접근은 지방 도시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주거 불안이 해소되면 취업과 생활 기반 형성으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가족 단위 정착 가능성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과제도 분명하다. 현재 공급 규모는 25가구에 불과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수요가 확인된 만큼 추가 공급과 지속적인 사업 확대 없이는 ‘상징적 정책’에 머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원시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거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정착을 유도하는 연계 정책도 함께 강화할 계획이다. 주거 안정이 지역 인구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월 1만원’이라는 조건은 단순한 복지 수준을 넘어 하나의 메시지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이 실험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다. 소수에게 제공되는 기회를 넘어 다수가 체감하는 정책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정착’은 결과로 나타난다.

로컬세계 / 이태술 기자 sunrise1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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