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선율 울려 퍼진 부산향토학교(평생교육시설) 새 교장 취임식
기우치 기자
norikimpy@naver.com | 2023-10-05 21:51:09
이용흠 이사장 격려사 “향토학교는 하나님이 문선명 총재 통해 전국에 세운 특별한 학교(옛 야학), 하나님의 대역자가 돼 하늘 성업을 하는 선생님들은 자자손손 복 받을 것” 덕담
고등검정고시 합격 할머니 졸업생 박현숙(65)씨 특별출연 '가야금 축하 연주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통일빌딩 내 부산향토학교에서 제7대 정좌식 교장선생님 취임식이 열린 직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오른쪽부터 취임식 사회를 맡은 김상돈 행정실장, 김수용 부산향토학교 첫개설자, 축사를 한 박성렬 UPF부산시회 회장, 이용흠 이사장, 정좌식 신임 교장) |
[로컬세계 부산=글·사진 기우치 기자]최근 교사-학부모 간의 요란한 불협화음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부산향토학교에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새 교장선생님 취임식이 열려 훈훈한 향기를 퍼뜨리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통일빌딩 3층 부산향토학교에서 제7대 정좌식(72·교육공무원 35년) 교장선생님의 취임식이 열리고 있었다.
취임식장이래야 매우 작은 강의실 2개를 임시로 터 만든 30여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이었다. 교장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1평 남짓한 규모이니 짐작이 갈 듯하다.
▲ 이용흠(한일터널연구회 공동대표) 부산향토학교 이사장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
그렇지만 행정실의 취임식 준비는 빈틈이 없어 보였다. 개회 및 국민의례에 이어 부산향토학교의 37년 발자취를 담은 6분짜리 영상 상영에 이어 내빈 소개, 학교연혁 소개순으로 의식이 물 흐르듯 진행됐다.
격려사의 시간, 10년 전 취임한 이용흠(77·일신설계 회장, 한일터널연구회 공동대표) 이사장은 “연간 수입이 수십억대, 100억원에 육박하는 ‘1타 강사’들이 나오는 요새 같은 물질만능시대에 이 초라한 시설에서 10년, 20년 오랜 기간 자원봉사를 해온 여러 선생님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표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이사장은 이어 “향토학교는 하나님이 이 시대에 문선명(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창시자, 2012년 93세 일기로 성화) 총재를 통해서 ‘제 때 초중고교과정 수학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에 세운 특별한 학교(옛 야학)”라며 “이런 거룩한 하늘의 성업을 여러 선생님들이 하나님의 대역자가 되어 봉사하는 것이므로 액운은 다 지나가고 자자손손 복을 받게 될 것이다”라며 대부분 장노년층인 자원봉사 교사들에게 큰 덕담을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 정좌식 신임 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신임 교장 약력소개 후 연단에 선 정 교장은 취임사에서 “심청전을 보면 심청이 용궁의 왕비가 되어 자신의 아버지인 심 봉사 뿐만 아니라 같은 처지인 전국의 시각장애인을 다 불러모은 가운데 큰 잔치를 열게 됐을 때 ‘아버지’하고 부르는 심청의 목소리를 들은 심 봉사가 ‘어디 보자 내 딸 청아’하고 부르는 순간 아버지의 눈이 떠졌으며, 동시에 참석한 전체 시각장애인들의 눈도 떠졌다”며 “저는 나이를 불문하고 우리 부산향토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입학생들이 초·중등 교육과정을 거쳐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해 배움의 한을 풀 수 있도록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효녀 심청’과 같은 마음으로 여러 선생님들과 합심해 대한민국 최고의 평생교육기관으로 발전하도록 신명을 다 바쳐 노력하겠다”라고 역설했다.
취임사 직후 축하공연 시간. 최근 이 학교에서 학업을 계속해 고등과정 검정고시를 통과한 졸업생 박현숙(65·여·가야금 전문가)씨가 18현짜리 가야금을 들고 등단해 ‘황톳길’을 연주하자 뜨거운 감동은 절정에 달했다.
▲ 부산향토학교에 입학한 뒤 고등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한 할머니 졸업생 박현숙(65)씨가 가야금으로 축하연주를 하고 있다. |
이날 참석자 39명이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앵콜”을 외치자, 그는 앙코르 송 ‘아리랑’으로 화답했다.
1986년 5월에 개교한 부산향토학교는 현재 교사 25명, 학생 52명이며 학비는 전액 무료다.
2014년 1월 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됐으며, 올해 3월 8일자로 일정기간 수업일수만 채우면 ‘초등·중등 학력인정을 받는 학교’의 자격을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아 개교했다.
▲검정고시(초등, 중등, 고등) 3개 반 ▲성인 컴퓨터기초반 ▲성인 기초영어반 ▲결혼이주여성 한국어기초반 ▲다문화가족을 위한 한국어능력시험반 ▲성인한글교실 ▲평생교육사 실습반을 주 5회 운영한다.
▲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2동 통일빌딩 내 부산향토학교에서 제7대 정좌식 교장선생님 취임식이 열린 후 참석자들이 향토학교 앞 로비로 이동해 정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 이날 참석자들은 대부분 교사들이며 주간반 학생들도 몇 명 참석했다. |
주간반은 오전 10시~낮 12시까지, 야간반은 오후 6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열린다. 컴퓨터기초반의 경우 화·수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추가로 편성돼 있다.
한편, 1980년대 초중반 전국 100여곳에 설립된 향토학교는 시대변천으로 대부분 문을 닫고 현재는 부산을 비롯해 4곳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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